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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섬 사이판·티니안 여행지로 자리잡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사이판이 제주도와 마찬가지로 겨울철 가족단위의 피한 여행지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시차가 한시간이라는 큰 잇점이 있지만 해외여행지가 다변화되면서 요즈음은 다소 매력을 잃고 있는 게 현실이다.

사이판에서 12년째 가이드 생활을 하는 임주연(36)씨는 "2백명 정도 활동했던 한국인 가이드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20여명으로 줄어들었다" 며 "이를 보면 어느 정도의 관광객이 찾는 지 추산할 수 있을 것" 이라고 실상을 설명한다.

그래도 사이판과 티니안 관광은 매력적이다. 너무나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예전처럼 가이드에게 끌려다니지 않고 선택관광이나 자유여행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산호초가 살짝 솟아올라 만들어진 작은 섬 사이판은 코발트 블루의 바다 위에 아늑하게 떠있다.

열대성 기후의 푸른 하늘과 암청색의 바다가 어우러져 남국(南國) 자연 풍경의 원색을 있는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천연의 아름다움과 달리 사이판은 곳곳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열강들이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상처를 지니고 있다.

덩그러니 서있는 장갑차 및 비행기 프로펠러의 칙칙한 동록(銅綠)과 부서진 콘크리트 건물의 잔해가 당시의 상황을 웅변해 준다.

밀려오는 파도가 천혜(天惠)의 자연 방파제에 부딪쳐 그 힘을 잃고 스러지면서 흰색과 갈색의 모래 해변은 엷은 에메랄드빛 잔잔한 호수로 변한다.

바로 해양스포츠의 천국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제트스키.윈드서핑.스노클링.낚시.체험 다이빙.스킨스쿠버 다이빙 등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약 20분간의 강습을 받은 뒤 공기통을 메고 바로 체험 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한마디로 63빌딩 수족관에서 연출되는 모습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티니안은 사이판보다도 더 때묻지 않은 자연과 조용하고 아늑한 전원(田園)의 분우기를 느낄 수 있다.

현지 가이드들은 한나같이 "티니안에 있다가 사이판에 가면 매연 때문에 머리가 띵하다" 고 말한다.

4백12개의 객실을 갖춘 특급호텔 다이너스티 호텔과 카지노가 여행객을 맞이한다.

티니안은 태평양전쟁의 시작과 끝을 간직하고 있다. 진주만 공격 명령을 하달한 일본군 공군사령부와 원자폭탄을 B-29 폭격기에 탑재한 지점이 눈길을 끈다.

또 타이드 블로에선 물기둥이 10m 가까이 높이 솟구쳤다가 눈가루처럼 부서지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충분한 공간이 있는 그런 저녁에, 모든 것이 이루어질 수 있는 그런 저녁에,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자유보다도 훨씬 더 필요로 하는 것은, 그것은 일종의 취기(醉氣)다" 라는 장 그르니에의 말이 떠오른다.

몸과 마음을 완전히 방전(放電)시킨 상태에서,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둘러싼 고즈넉한 휴양지에서 저녁을 맞는다면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런 곳이 바로 사이판과 티니안이다.

문의 씨티항공(02-778-7300).

티니안=최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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