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헹군 후 음주측정 적발건수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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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대구지방경찰청은 지난달 12일부터 혈중알콜농도를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 음주운전자의 입을 물로 헹군 뒤 측정한 결과 단속자 수가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달동안 경찰에 단속된 음주운전자(혈중 알콜농도 0.05% 이상)는 다섯차례 단속에 평균 80여명이었지만 입안을 헹군 뒤엔 64명으로 줄었다.

이를 놓고 말들이 많다. '혈중' 알콜농도를 측정하는 만큼 '별 영향이 없다' 는 주장과 '영향이 있다' 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교통단속 경찰관들은 "실제 술을 마시고 시험한 결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 주장한다.

의료계 의견도 비슷하다.

경북대병원 호흡기내과 정태훈(丁泰勳.54)교수는 "독한 술을 마시고 몇분 지나 측정하면 입안의 알콜이 증발하면서 입안의 알콜농도가 측정돼 '혈중' 알콜농도보다 높은 수치가 나타날 수 있다" 고 말한다.

대구경찰청은 지난 한달동안 음주운전 단속을 한 결과 단속자 수에 차이가 남에 따라 앞으로도 입을 물로 헹군 뒤 측정하는 단속을 계속하기로 했다.

유욱종(劉旭鍾.39)교통안전계장은 "별다른 이유가 없는 데도 음주 단속자가 줄어든 것은 눈 여겨봐야 할 부분" 이라며 "법 규정은 '혈중' 알콜농도를 측정하라는 것" 이라고 지적했다.

대구경찰청은 지난달부터 혈중 알콜농도를 측정하기 위해 단속현장에 식수와 컵을 두고 운전자들의 입을 헹군 뒤 음주 단속을 벌이고 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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