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환경·국제도시' 탈바꿈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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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무계획적인 개발 이후 정체에 빠져 주거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서울 여의도가 '친화경적 신도시' 로 거듭난다.

선진 교통수단이 등장하고 외곽지역의 녹지가 크게 확대된다. 대형 호텔과 현대식 회의장도 들어서 국제 적인 면모도 갖추게 된다.

서울시는 12일 여의도의 미래 개발 방안을 마련,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사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의도는 외형적으로 빠르게 발달하고 있는 것 같지만 도시기반 시설은 제자리 걸음" 이라며 "앞으로 삭막한 이미지를 벗어나 자연이 살아숨쉬는 생동감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 고 말했다.

◇ 순환 모노레일=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해 신교통수단을 놓는다. 지하철.버스와 연계한 단거리 통행 수단으로 이를 활용할 경우 자가용 이용률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는 신교통수단 가운데 비용이 비교적 저렴한 '모노레일' 을 염두에 두고있다.

대방역~63빌딩~한강시민공원~순복음교회~국회의사당~여의도공원을 한바퀴 도는 코스로 한량에 10~20인승이며 주요 건물의 3~4층과 직접 연결하기로 했다.

오는 2010년 쯤 운행할 예정이다. 한편 시는 여의도의 교통 혼잡을 억제하기 위해 주차상한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주차장 규모를 현재 보다 50%까지 축소, 교통량을 줄일 계획이다. 모노레일 설치와 동시에 샛강이나 고수부지 주차장도 규모를 축소하기로 했다.

◇ 미니초등학교 개교=대규모 아파트 재건축 이후 늘어나는 학생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재건축 아파트 부지 일부에 소규모 초등학교를 세우기로 했다. 24학급 규모로 주변 옥내 체육관 등을 운동장으로 활용키로 했다.

◇ 여의도공원에 지하광장=여의도공원 지하에 차도와 보도.상가로 공동 사용되는 대규모 지하 광장이 들어선다. 이 곳은 중소기업들이 생산하는 제품을 전시.판매하는 장소로도 활용한다.

현재는 공원 반대편쪽에 가려면 차를 타고 빙 돌아가야 한다. 또 공원 규모에 비해 부대 시설도 턱없이 부족해 큰 불편을 겪고있다.

◇ '열린 아파트' 조성=폐쇄적이고 위압감을 주는 아파트 단지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재건축때 개방적인 설계를 권장키로 했다. 아파트 담장을 없애고 단지와 단지간 보행보도를 넓혀 주민들간의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 한국의 '맨하탄' 으로 탈바꿈=금융 중심지라는 명성과 달리 변변한 특급 호텔 하나 없는 여의도에 특급 호텔과 회의장을 유치하기로 했다. 현재 중소기업전시장 터에 호텔을 지을 예정이며 1천석 규모의 강당 겸 회의장 건물을 별도로 세운다.

여의도 정비 방안 마련에 참여한 서울대 안건혁 교수는 "여의도는 기존의 시설로는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발전이 너무 더뎌 방치할 경우 퇴화할 조짐이 있다" 며 "혁신적인 정비를 통해 도시의 활력을 불어 넣어야 한다" 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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