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린고비 장충석씨 10년간 233명에 장학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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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팔순의 세무사가 평생 '자린고비' 생활을 하며 모은 돈 5억원으로 장학재단을 만들어 가난한 대학생들을 돕고 있다.

주인공은 경남 진주시 '장충석 세무사사무소' 대표 장충석(張忠錫.80.사진)씨.

그가 자신의 호를 따 기금 1억원으로 '추담(楸潭)장학재단' 을 만든 것은 1991년 12월. 그후 기금을 3억원으로 불린 후 최근 2억원을 추가로 내놓았다. 그동안 2백33명의 진주지역 대학생들이 모두 2억1천여만원의 '추담장학금' 을 받았다.

그가 장학기금으로 내놓은 돈은 세무사사무실 수익금을 아껴 모은 것. 매달 생활비로 1백여만원만 부인에게 갖다주고 2백만~3백여만원씩 저축을 해왔다.

그의 검소한 생활은 소문났다. 10여명의 직원을 둔 진주에서 비교적 큰 세무사 사무실을 운영하지만 자가용이 없다. 3㎞를 걸어서 출.퇴근한다.

담배도 피우지 않으며 매일 아침 세숫물을 변기에 부어 물을 아낀다. 큰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그는 자신의 명의로 된 재산은 땅 한평도 없다.

뿐만 아니라 4년 전에는 시신과 장기를 경상대 의과대에 기증, 그야말로 '아낌없이 주는 삶' 을 살고 있다.

"식구들을 굶기면서도 거지에게 밥을 주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나 자신도 어렵게 공부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돕고 싶었구요. "

50년 주사직으로 시작해 세무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61년 세무사 개업을 했다.

공무원 때인 58년 해인대를 졸업했고, 그후에도 꾸준히 공부를 계속해 75세 때인 95년 경남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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