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메가 값 5달러선 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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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1백28메가 SD램 가격이 현물시장에서 저지선으로 간주되던 5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북미 현물시장의 7일 1백28메가 SD램 PC100 거래가격이 4.9~5.19달러로 집계됐다.

또 삼성전자.현대전자 등의 SD램 이달치 장기공급가격도 1백28메가급 5달러대, 64메가급은 2.5달러대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동남아 등 세계 현물시장에서 실제 거래가는 1백28메가 SD램이 4.7~4.8달러에 형성된 지 오래" 라고 말한다.

이같은 국제시세 하락은 국내 반도체 메이커들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업계에서는 특히 SD램 비중이 높은 현대전자의 취약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세종증권.신영증권은 8일 외자유치나 D램 가격의 상승 등이 따르지 않으면 현대전자의 앞길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실제로 현대전자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반도체 생산 중 D램 비중이 82%, 이중 SD램이 80%였다.

현대전자 관계자는 "최근의 반도체 시세는 금융비용 등 제반 비용을 감안하면 수익을 못내는 수준이며, 생산원가에 근접한 수치" 라며 "시세가 올라야 수익을 낼 수 있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전자는 SD램 비중을 줄이고, 올 2분기부터 본격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이는 데스크톱용 DDR(더블데이터레이트) 생산비중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LG투자증권 구희진 연구위원은 "SD램은 올해 내내 초과공급이 예상되는 만큼 업체 스스로 탄력적인 공급량 조절 등의 근본적인 전략이 필요할 것" 이라고 말했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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