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아바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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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일본 감독 오시이 마모루가 '공각기동대' 란 걸출한 애니메이션을 내놓은 후 5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오시이는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작품은 '붉은 안경' (1987년)등에 이은 네번째 실사영화. 실제 영상에 디지털 애니메이션을 덧입혀 새로운 질감을 추출해낸 특색있는 작품이다.

게임 아바론에 수 많은 젊은이들이 미쳐있다. 아바론은 때론 게임 중독자를 양산하고 그들의 뇌를 파괴해 폐인을 만드는 위험한 게임이다.

주인공 애슈는 뛰어난 솜씨를 인정받은 최강의 여전사로 '파티' 라는 동료집단을 만들지도 않은 채 고독하게 가공의 전장에 나선다.

승승장구하던 애슈는 결국 위험하기 짝이 없는 마지막 단계 클래스SA에 도전한다.

평면적인 이야기 구조를 가진 이 영화는 게임 플레이어 애슈를 따라가며 진행된다. 게임 시작과 게임 종료를 반복하며 애슈는 단계를 높여가고 그 사이 시선을 끄는 미래형 전투가 펼쳐진다.

디지털 기술로 상식을 뒤집을 만한 독특한 스타일을 창출해낸다는 점에선 오시이 감독의 역량에 점수를 줄 만하다.

그러나 밋밋한 이야기와 모노톤의 화면을 쉬지 않고 연결시킨 점은 관객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 보인다. 폴란드에서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했고 대사 역시 현지어로 처리했다. 10일 개봉.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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