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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은미 주부의 이색 정월대보름 상차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오는 7일은 정월대보름. 일반적으로 이날 식탁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오곡밥에 고소한 참기름 향이 가득한 나물찬으로 꾸며진다.

그러나 양은미(40.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씨네 밥상엔 구수한 '무말랭이 청국장' 과 고소한 '호박고지 주먹밥' 이란 생소한 음식 두가지가 추가돼 더욱 풍성하다.

"친정어머니한테 배운 음식인데 제철에 말려둔 무말랭이와 호박고지만 있으면 쉽게 해먹을 수 있어요. 두 재료 모두 친정에서 보내준 것으로 만들어 먹지만…. "

나이 마흔에 결혼 생활 15년째인 양씨지만 아직 친정어머니의 보살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어 양씨는 "무말랭이와 호박고지 등 말린 야채나 나물을 불릴 때 시간이 짧으면 딱딱해서 제 맛이 나지 않고, 너무 길면 특유의 맛이 달아난다" 며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땐 설탕을 약간 넣어 담가두면 빨리 불릴 수 있다" 고 친정어머니에게 배운 노하우도 전한다.

먹성좋은 아들 진철(중1)이가 주먹밥을 만들고 있는 주방으로 연신 들락날락거리더니 주먹밥이 쌓이질 않는다. 양념장을 발라 구울 틈도 없이 진철이가 게눈 감추듯 해치우고 있어서다.

"얘야, 그만 먹고 진득하게 나가서 기다려라. " 끝내 엄마 양씨의 잔소리가 나온다.

가스레인지 위엔 무말랭이 청국장이 담긴 뚝배기가 고향의 냄새를 풍기며 보글보글 끓고 있다.

"여보, 아직 멀었소?" 방안에 있던 남편 황사진(43)씨도 참기 어려웠든지 상차림을 재촉한다.

무말랭이의 시원하고 쫀득한 맛이 가미된 청국장, 파래김이 들어가 더욱 고소한 호박고지 주먹밥이 오른 양씨네 대보름 상엔 친정어머니의 정성까지 곁들여져 겨우내 잃었던 식욕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유지상 기자

◇ 무말랭이 청국장

▶재료=무말랭이 1컵, 신김치 1백g, 청국장 2/3컵, 양지머리 80g, 장국용 멸치 6개, 다진 마늘 2작은술, 국간장 1작은술, 대파.고춧가루 적당량, 참기름 약간

▶만드는 법

①무말랭이는 30분 정도 물에 불려 국간장.다진 마늘.참기름을 넣어 버무린다.

②양지머리는 찬물에 대파를 넣고 삶아 건져 잘게 썬다.

③멸치는 내장과 머리를 떼어낸 후 찬물에 넣고 10분간 끓인 다음 건져낸다.

④장국물 4컵에 청국장을 풀어둔다.

⑤뚝배기에 기름 없이 양지머리를 넣어 볶다가 무말랭이를 넣어 다시 볶으면서 청국장 물을 붓고 신김치와 나머지 재료를 넣어 끓여낸다.

◇ 호박고지 주먹밥

▶재료=쌀 2컵, 말린 호박 50g, 파래김 2장, 구이양념장(간장 : 식용유 : 설탕〓2: 1:1), 갖은 양념(다진 마늘.다진 파.소금.참기름.깨소금)

▶만드는 법=①쌀은 씻어서 바로 건져 물기를 뺀 다음 밥을 고슬하게 짓는다.

②말린 호박은 찬물에 30분 정도 불려 깨끗이 씻어 물기를 꼭 짠 후 잘게 썰어 갖은 양념하여 팬에 볶아낸다.

③파래김은 잘게 찢어 기름없는 팬에 볶아 잘게 부순다.

④밥에 볶은 호박과 파래를 섞어 주먹밥을 만든다.

⑤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구이 양념장을 발라가며 주먹밥을 구워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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