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 경쟁력이다] 연중 가동 '사계절 마케팅' 적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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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키위는 1990년 이미 전면 수입개방된 품목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순수 국산브랜드인 '참다래'가 국내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시장개방을 앞두고 위기를 느끼는 농업인들이 주목할 대목이다. 참다래 유통사업단은 시장개방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어떻게 세계적 명성을 지닌 뉴질랜드산 키위를 제치고 성공적으로 국내시장을 지켜낼 수 있었을까.

'농업은 사양산업'이라고 말하지만 "생각을 바꾸면 미래가 있다"는 사실을 참다래 사업단은 보여준다.

첫째, 선진 유통 시스템이다. 수확된 농산물을 표준화.규격화하여 경제성을 확보하고 생산-선별-유통-가공-수출에 이르는 유통 전단계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축했다. 유통의 고속도로를 뚫은 셈이다. 백화점.할인점 직판행사를 제도화하고 농가들에는 유통명령제를 통해 출하량을 조절했다. 덕분에 소비자 욕구와 시장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둘째, 제품 특화 전략이다. 사업단은 가장 이국적인 키위와 가장 한국적인 고구마로 승부를 건다. 키위와 고구마 모두 농산물이라는 이미지뿐만 아니라 안전성과 기능성을 덧붙여 최고급 농산물로 특화했다. 구황작물에 지나지 않았던 고구마를 건강다이어트 식품으로 차별화하는 식이다.

셋째, 사계절 마케팅이다. 뉴질랜드 키위와 전략적 제휴를 해 참다래를 연중 유통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생산 참다래가 생산되지 않은 시기에 수입 키위를 유통하는 방식이다. 고구마 유통사업도 싱싱함을 유지하는 바이오기술과 습기가 차지 않는 저장방법을 개발해 사계절 판매에 초점을 맞춘 것이 성공 비결이었다.

강신겸(삼성경제硏 연구원) (www.tour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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