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설 특집 다큐 '떡과 과줄'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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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떡과 한과(韓果)는 한국인의 모든 행사에 빠지지 않는 음식이었다.

명절에 따라 다른 종류의 떡을 준비했고 갖가지 행사나 통과의례 때에는 떡과 과자에 온 정성을 담았다.

MBC 신년 특집 다큐 2부작 '떡과 과줄' (23.24일 오전 9시)은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과 함께 해 온 떡과 한과의 변천과정과 의미 등을 짚는다. 과줄이란 한과의 순우리말.

23일 방영하는 제1부는 떡을 다룬다. 떡이 널리 퍼지기 시작한 것은 고려시대. 숭불정책으로 제식이 장려되자 떡의 종류도 늘어났다. 조선시대에는 각종 연회에 쓰이면서 사치스럽게 발전해 그 종류가 2백 가지에 달했다.

떡에 담긴 의미 또한 종류 만큼이나 다양하다.

새해 첫날에 먹는 떡국의 떡이 얇고 둥근 것은 돈을 많이 벌라는 뜻에서 엽전을 본따 만들었기 때문이다.

반면 개성지방에서는 고려왕조를 무너뜨린 이성계에 대한 원한을 담아 목을 조르는 모양의 조랭이 떡으로 국을 끓여 먹었다.

이밖에도 돌잔치의 수수팥떡엔 아이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고, 혼례에 쓰는 용떡엔 부지런하라는 뜻이 들어 있다.

서울 낙원동에서 70여년동안 궁중떡을 만들어 온 비원떡집을 찾아 솜씨를 엿보고 제주도의 성읍민속마을에서 빙떡과 오메기떡을 만드는 과정을 화면에 담았다.

제 2부는 '속빈 강정' '엿장수 하기 나름이다' 등 속담에까지 투영된 과줄의 역사를 그렸다.

중국의 담백한 월병과 일본의 화려한 화과자와 더불어 과줄은 동아시아 음식문화를 살찌워온 주역이었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크래커.스낵.쿠키 등 서양 과자에 밀리는 슬픈 운명에 처하고 만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천안의 호두과자와 안흥찐빵 뿐.

MBC 제작진은 "음식문화엔 그 나라의 혼이 담겨 있다" 며 "떡과 과줄을 통해 한국 역사의 변천사를 짚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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