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 대물림…효성 조씨, 대한전선 설씨 집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조석래(70.사진(上)) 회장은 지난 6일 오후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전선 50주년 창립 기념식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창업 축하도 할 겸 지난해 세상을 떠난 설원량(사진(下)) 대한전선 전 회장을 추억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축사에서 "원칙을 중시하는 정도(正道)경영을 했던 설원량 회장의 탁월한 경영능력이 오늘의 대한전선을 있게 했다"며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존재가치가 없다는 그의 지론은 어려운 여건에 처한 국내 기업들에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재계가 아까운 사람 하나를 너무 일찍 잃었다는 것이 지금도 못내 가슴 아프다"며 "원칙을 지키며 살기 힘든 이 시대에 그는 진정한 원칙주의자였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과 설 회장은 경기고 선후배 사이다. 조 회장이 7살이나 나이가 많지만 서로 허물 없이 '호형호제'하며 수십년간 우애를 쌓았다. 조 회장은 설회장과 술자리를 자주 하는 등 가깝게 지냈다. 조 회장이 선배로서 설회장에게 사업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3월 설 회장이 뇌출혈로 갑작스레 타계했을 때도 신문에 직접 추모사를 썼다.

조 회장의 3남인 조현상(34) 효성 상무와 설 회장의 장남 설윤석(25)씨도 연세대 경영학과 선후배 사이로 양가의 인연은 2대째 이어지고 있다. 윤석씨는 지난 3월 대한전선 스테인리스 사업부 마케팅팀 과장급으로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서경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