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한파에 영업 실적도 급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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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경기 둔화로 지난해 4분기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추정됐다.

SK증권이 시가총액 5백억원 이상 기업 중 워크아웃.관리종목.금융.보험사를 제외한 거래소 1백66개.코스닥 87개 등 2백53개 기업(시가총액의 90%)의 4분기 영업실적을 추정한 결과 매출은 3분기에 비해 6.1% 증가하나 영업이익은 17.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외화 환산 평가손실이 증가하며 순이익은 98.9%나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매출과 순이익 1위를 기록한 삼성전자는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4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8조3천8백41억원, 1조4백29억원으로 3분기보다 4.4%, 37.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전자는 반도체 가격 하락과 연구.개발비용 일시 상각으로 8천6백8억원의 적자가 예상됐다.

SK텔레콤도 신세기통신 합병에 따른 시장 점유율 축소로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통신.한국전력.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SK 등은 4분기 들어 원화가치가 12%나 하락하며 달러부채의 외화 환산 손실이 급증, 영업이익 흑자에도 순이익은 대규모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SDI의 경우 6백억원 규모의 외화 환산 손실에도 영업이익 규모가 커 순이익은 8백60억원 흑자가 예상됐다.

삼성중공업은 1천2백90원 규모의 삼성상용차 손실 처리로 순이익 적자 규모가 2천4백9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밖에 국제 원유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SK.LG화학.S-오일 등도 4분기에 순이익 적자 전환이 예상됐다.

이에 반해 포철.담배인삼공사.한국가스공사.신세계백화점.LG전선 등은 4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3분기에 비해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코스닥 인터넷 3인방 중 다음은 4분기에 순이익이 흑자로 전환된 반면, 한글과컴퓨터는 순이익이 감소했으며, 새롬기술은 순이익 적자가 지속됐다.

반면 쌍용정보통신.휴맥스.한국정보통신 등은 4분기에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증가 추세를 이어갔다.

대양이앤씨와 한국통신하이텔.텔슨전자 등은 3분기에 순이익 적자였으나 4분기에는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추정됐다.

SK증권 전우종 기업분석팀장은 "경기 둔화 추세가 지속돼 올해 기업 실적도 악화할 전망" 이라며 "코스닥보다는 거래소 기업, 인터넷.반도체보다는 통신 관련 기업의 영업실적이 상대적으로 양호할 전망" 이라고 내다봤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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