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은행 사건 청문회 첫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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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권력 외압이 확실하다."

"외압은 없었다."

한빛사건 청문회 첫날인 12일 여야의 초점은 달랐다. 민주당은 단순 금융사기임을 부각하는 데 애썼다.

한나라당은 사건 중심인 아크월드 대표 박혜룡(朴惠龍.구속)씨와 박지원(朴智元)전 문화관광부장관의 밀착 의혹을 추적했다.

특히 한빛은행 전 관악지점장인 신창섭(申昌燮.구속)씨가 한나라당이 기대하는 증언을 하자 민주당 함승희(咸承熙).박병석(朴炳錫)의원은 "오염된 증인" 이라고 비난, 소란이 일었다.

◇ 박혜룡(민주당)↔신창섭(한나라당)〓한나라당 윤경식(尹景湜)위원은 아크월드의 장부상 '朴 1천만원' 이란 표시를 들어 "朴씨가 朴전장관에게 매달 1천만원을 준 것이 아니냐" 고 물었다.

이에 申씨는 "朴씨가 朴전장관으로부터 5억원을 차입했고, 1천만원 정도를 매달 준다고 들었다. 朴씨가 朴전장관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고 주장했다.

그러자 朴씨는 "어머니에게 줬다" 고 반박했다.

申씨는 또 "지난해 1.13 개각 발표 전 이용근(李容根)금감위 부위원장의 금감위원장 임명 사실도 朴씨를 통해 먼저 알았다" 고 말했다.

그러자 朴씨는 "그런 적 없다" 고 반박한 뒤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나에게 답변할 기회도 주지 않다니 마치 연예 기자와 인터뷰하는 것 같다" 고 말했다.

한나라당 정병국(鄭柄國)의원이 "朴씨로부터 삼촌(朴전장관을 지칭)이 개각 인선을 짜는데 고생했다는 말을 들었느냐" 고 묻자 申씨는 "그렇다" 고 답변했다.

반면 민주당 김민석(金民錫)의원이 "국감 때와 다른 진술을 했다" 고 지적하자 申씨는 "불법 대출은 나 개인이 아닌, 조직이 한 것" 이라고 주장했다.

위증 논란도 벌어졌다. 申씨가 청문회를 앞두고 에스이테크 부사장 권증(權證)씨에게 "진실을 밝혀달라"고 세차례 전화한 것을 놓고 咸의원은 "사실 조작을 위한 흔적"이라고 몰아세웠다.

안상수(安商守)의원은 "민주당 의원이 와서(朴씨와 朴전장관의)의 돈 관계를 진술하지 말라고 했다는데 맞느냐"고 묻자 申씨는 "그렇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이종걸(李鐘杰)의원은 "내가 그랬다는 말이냐"고 펄쩍 뛰었다.

◇ 'TV 생중계 왜 안하나' 〓한나라당 안상수(安商守).김문수(金文洙)의원은 "청문회가 생중계되지 않는 일은 군사정권에도 없던 일" 이라며 "대통령이 언론 개혁을 한다고 하니까 방송사도 추위를 탄 거냐" 고 비판했다.

박광태(朴光泰)한빛사건 국조위원장은 "생중계를 요청했으나 방송사가 시청률 저조 등을 이유로 자체적으로 불방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고정애 기자

사진=주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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