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실향민 할머니 강추위 녹이는 장학금 온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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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실향민 후손들이 열심히 공부해 통일 일꾼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팔순을 넘긴 실향민 할머니가 33년 동안 식당을 운영해 모은 전재산을 장학기금으로 내놨다.

부산시 동래구 온천동 이부미(李富美.82)할머니는 지난 11일 4억원을 기금으로 '부미장학재단' 을 설립했다.

함경남도 함주군이 고향인 李할머니는 1967년부터 부산시 동래구 온천동 금강공원 근처에서 10평 남짓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남편(74년 작고)과의 사이에 자식이 없어 세 딸을 입양해 키웠지만 모두 출가시킨 뒤 혼자 종업원들과 함께 식당에서 생활하고 있다.

"딸(이경숙.45.부산 혜성학교 정신지체아 교사)이 도민장학회의 장학금을 받아 대학까지 졸업을 할 수 있었던데 대한 보답으로 장학재단을 만들게 됐습니다. "

첫 '부미장학금' 은 오는 3월 이자 2천만원으로 도민회 후손 고등학생 25명에게 1년치 등록금 80만원씩 주어진다.

내년부터는 대학생에게도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부산〓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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