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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레포츠 꽃 '아이스 다이빙' 인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겨울을 이기자' .

지난 7일 눈보라가 몰아치는 임진강(경기도 연천군 군남면). 두께 30㎝의 얼음을 깨고 수영복만 착용한 다이버 동호인 20여명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물속과 밖의 기온은 섭씨 0도를 조금 웃돌지만 1시간 넘게 얼음 위에 서있으면 발부터 시려온다.

"춥냐고요? 말도 마세요. 물속에 들어갔다 나오면 살을 에는 것 같아요. 수심은 3m밖에 안되지만 얼음물에 들어간다는 짜릿함 때문에 매력 만점이지요. 사람의 발길이 안닿는 미지의 세계에 대해 도전한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낍니다."

얼음 속 수영을 마치고 물에서 나온 주부 김은자(35.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동)씨는 모닥불에 몸을 녹이면서 얼음 속 수영을 해낸 데 대해 감격스러워했다.

스쿠버 다이빙 경력 5년의 정태헌(46.서울 양천구 신정동)씨는 "물살이 생각보다 빠르다" 며 "차가운 물속에 뛰어드니 정신이 맑아진다" 고 말했다.

이들은 다이빙 전문교육기관인 산호수중(02-478-2663)이 실시하는 '아이스 맨 대회' 에 참가한 동호인들이다. 아이스 다이빙을 즐기기 전 수영복 차림으로 물속에 뛰어든 것이다.

강한 정신력을 기르고 자기극복을 만끽하는 겨울 레포츠의 꽃 '아이스 다이빙' 의 계절이 시작됐다.

스쿠버 다이빙이 동적이라면 겨울철 아이스 다이빙은 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름철 거셌던 물살도 잦아들어 수중 시야가 넓어진 물속 세계는 적막만이 감도는 태고의 환상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움푹 팬 웅덩이와 자갈밭에는 쏘가리, 누치, 모래무지 등 겨울잠을 자느라 손으로 건드려도 꼼짝않는 물고기들이 다이버의 손길을 기다리는 듯 누워있다.

산호수중 윤상필 대장은 "사전에 치밀한 계획과 준비, 충분한 훈련이 필수적" 이라며 "파트너.감독.보조자.구조대기조 등으로 팀을 이루는데 완벽한 팀 워크가 이뤄져야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다" 고 강조했다.

아이스 다이빙은 낮은 수온에서 즐기기 때문에 체온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하고 들어간 구멍으로 다시 나와야 하므로 생명줄을 몸에 묶어야 한다.

아이스 다이빙을 즐기기 위해서는 드라이 슈트(건식 방수복)를 입어야 한다. 보온성 있는 내피 위에 완전 방수원단을 사용, 차가운 물에서도 체온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웨트 슈트(습식 방수복)와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전문강사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생명줄 매듭방법, 줄당김 신호, 프리플로(동계용 호흡기)조치법 등 기초교육이 완료되면 즉시 입수가 가능하다.

얼음 두께가 20㎝ 이상 되는 1~2월이 적기다. 전기톱과 망치로 사방 3m의 구멍 2개를 6m 간격으로 뚫고 물속으로 로프를 연결한다.

물속에는 경험이 풍부한 다이버가 대기하므로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다. 잠수를 할 수 있는 시간은 낮 12시를 전후해 두세시간에 불과하다. 물속에서 나오면 워낙 추우므로 모닥불과 뜨거운 음료를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추위에 견딜 수 있는 고무장갑.방수신발.방한복.모직양말.장갑.여벌의 속옷은 필수품이다.

주로 물이 맑은 임진강.한탄강.홍천강.평화의 댐.내린천.백담사계곡 등이 아이스 다이빙 포인트다.

산호수중에서는 홍천강(13~14일).임진강(20~21일).동강(27~28일) 등에서 아이스 다이빙 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ssd.co.kr)를 통해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임진강=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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