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위, 독감 이기고 팔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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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그동안 독감에 걸려 무척 고생했어요. 골프대회에 나갈 때를 제외하곤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는 학교에도 일주일이나 결석했는걸요. 그렇지만 이제 거의 다 나았어요."

17일(한국시간) '별들의 전쟁'으로 불리는 삼성월드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쟁쟁한 프로선수들을 물리치고 데일리 베스트인 5언더파를 몰아친 미셸 위(15.한국이름 위성미)는 쾌활한 표정으로 말했다. 전날보다 네 계단이나 뛰어오른 단독 15위.

미셸 위의 이날 아이언샷은 그린을 놓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었고, 드라이브샷은 14차례 가운데 12번이나 페어웨이에 떨어졌다.

드라이브샷 평균 거리는 303야드(약 276m). 19명의 프로선수를 제치고 당당히 1위다.

"지금 하와이는 그린에 모래를 뿌리는 계절이거든요. 한 달 가까이 퍼트 훈련을 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1, 2라운드에선 퍼트 때문에 힘들었어요."

어머니 서현경(39)씨는 "대회 개막전인 지난 주말 세계적인 스윙코치 데이비드 레드베터가 직접 찾아와 사흘간 레슨해 줬다"고 귀띔했다.

성적은 중하위권이었지만 미셸 위의 인기는 이번 대회에서도 여전했다. 수백 명의 갤러리가 그의 뒤를 따르며 300야드가 넘는 장타가 터져나올 때마다 박수 갈채를 아끼지 않았다.

아버지 위병욱(44.하와이대 교수)씨의 모습도 갤러리 사이에 눈에 띄었다.

안식년이 끝나 지난 9월 강단으로 돌아간 위씨는 "주말을 이용해 비행기를 타고 대회장으로 날아왔다. 학교 강의하랴, 딸 뒷바라지하랴 정신없이 바쁘다"고 말했다.

팜데저트=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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