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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현장 이 문제] "상수원에 염색공장이라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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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대구시민들이 먹는 물을 오염시킬 것이 뻔한 왜관지방공단 조성은 취소돼야 합니다."

영남자연생태보호회 등 지역 환경단체들이 경북도의 왜관 제2지방산업단지 조성 반대 캠페인에 본격 나섰다.

경북도와 칠곡군은 낙동강변인 왜관읍 낙산.금산리 일원 23만여평에 2004년까지 섬유.기계.금속산업 중심의 지방공단을 건설키로 하고 곧 지구지정을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도는 최근 대구지방환경청에 환경성 검토서를 제출, 현재 심의가 진행중에 있다.

문제는 공단이 들어설 자리가 대구시민의 식수 75%를 끌어오는 낙동강 취수장 바로 위쪽 상류지역이라는 점이다.

대구시는 하루 1백80만t의 수돗물 생산량 중 1백35만t을 달성군 다사읍의 강정.다사 2곳의 취수장에서 끌어오고 있다.

이들 취수장에서 낙동강을 거슬러 15㎞(직선거리 10㎞) 올라간 곳이 바로 이 공단 조성 예정지다.

또 이 공단에 들어설 업체들이 수질.토양 오염 가능성이 큰 섬유.기계.금속업종인 것도 우려를 낳게 한다.

경북도와 칠곡군은 현재 포화상태에 이른 서대구지역의 염색공단.서대구공단.3공단 등의 이전수요에 맞춘 사업임을 밝혀 지역염색업체들을 대거 이곳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영남자연생태보호회 류승원(柳勝元)회장은 "현재의 수질처리 기술로 봐서는 낙동강의 수질 오염이 불가피하다" 고 우려했다.

그는 "현재 폐수처리시설이 비교적 잘 돼 있는 대구염색공단 지역의 지하수도 대구의 다른 지역에 비해 오염 정도가 심각하고 중금속 오염 등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고 밝혔다.

칠곡군이 제출한 환경성 검토서에 따르면 공단조성 예정지인 칠곡군 왜관읍 낙산.금산리 일대는 지표수.지하수.토양의 환경상태가 매우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칠곡군이 환경성 검토서에서 밝힌 것처럼 고도처리시설만으로 수질.토양오염을 완전히 막을 수 있다면 낙동강이 왜 지금처럼 됐겠느냐" 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칠곡군 관계자는 "산업단지 안에 2만2천t 용량의 하수종말처리장 및 쓰레기매립장을 건설해 배출 폐수 및 쓰레기에 의한 수질.토양 오염을 차단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22일 칠곡군과 경북도에 공단조성 반대 입장을 전달한 환경단체들은 앞으로 사업추진이 계속되면 현장에서 반대 캠페인을 시작할 계획이다.

영남자연생태보호회의 한 관계자는 "지구 지정이 강행되면 부산지역 환경단체들과도 연대해 낙동강 지키기에 나설 것" 이라고 덧붙였다.

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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