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연휴, 영동 폭설 … 더 힘든 귀성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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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하루 앞둔 12일 한꺼번에 귀성객이 몰리면서 귀성길이 큰 혼잡을 빚었다. 올해 경기가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올 설에는 지난해보다 10%가량 많은 2546만여 명이 이동할 것으로 국토해양부는 예상했다.

하지만 설 연휴는 3일로, 지난해보다 하루가 짧아 교통량이 집중되면서 고속도로와 국도 곳곳에서 정체와 지체가 빚어졌다. 특히 대관령 등 강원도 영동 산간지역에는 폭설이 내려 도로가 얼어붙으면서 귀성객들이 차량 통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12일 강원도 대관령과 강릉 지역에 이틀째 폭설이 내려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강릉 시내에서 한 시민이 차량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고속도로는 12일 오전 10시쯤부터 군데군데 정체가 시작됐다.

귀성길은 직장인들이 퇴근한 뒤인 오후 7시부터 본격적으로 극심한 정체 현상을 보여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은 새벽까지 이어졌다. 도로공사는 이날 하루 36만여 대가 서울을 빠져나간 것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370만여 대가 이동했다고 밝혔다.

강원 영동 지방에서는 계속된 폭설이 귀성객들의 발목을 잡았다. 영동고속도로 횡계~강릉 구간에 80㎝를 비롯해 국도 진부령과 구룡령·백봉령 등의 고갯길에는 70~110㎝의 눈이 쌓였다. 동해고속도로 하조대 부근에도 110㎝가 넘는 눈이 쌓였다. 이들 구간에서는 주민과 공무원·군인 등이 제설장비 16대를 동원해 800t의 소금을 뿌리며 제설작업을 펼쳤지만 역부족이었다.

또 산간 마을로 이어지는 지방도의 고갯길도 막혀 시내버스 운행이 결행돼 귀성객의 발목이 묶였다. 도로공사 강원지역본부 이후진 차장은 “폭설 구간에서는 반드시 스노타이어나 체인 같은 월동장구를 부착해야 운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13일에도 34만여 대의 차량이 서울을 빠져나가는 등 전국적으로 320만 대가 귀성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귀경길은 설 당일인 14일 오후부터 33만여 대가 서울로 올라오고 전국적으로 370만여 대가 움직여 혼잡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도로공사 고건웅 차장은 “설 연휴가 사흘로 짧아 귀성길뿐 아니라 귀경길까지 혼잡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부 지방에 눈이 내리는 등 기상까지 나빠 안전운전에 신경 써주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국토해양부는 귀성객들을 위해 철도·버스·항공의 예매 정보와 도로 지·정체 정보 등을 홈페이지(www.mltm.go.kr/sul)를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고속도로와 국도, 날씨 등에 관한 정보를 전화(ARS 1333, 1588-2504)를 통해서도 안내한다.

◆오늘 아침까지 눈=기상청은 “강원 영동, 강원 산간지대, 경북 북동 산간에 13일까지 5~15㎝에 달하는 많은 눈이 내릴 전망”이라고 12일 발표했다. 서울 등 그 외의 중부지방에도 12일 밤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해 13일 아침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12일 낮부터 13일 밤까지의 예상 적설량은 강원 산지와 강원 영동이 5∼15㎝, 경북 북동 산간, 경북 북부 동해안, 울릉도·독도 3∼10㎝, 충북 1∼3㎝다. 서울, 경기, 인천, 강원 영서, 충남, 호남, 경북(북부 제외), 경남 서부 내륙 등은 1㎝ 내외의 눈이 올 것으로 예보됐다.

13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7도~영상 1도로 지역에 따라 내린 눈이 얼어붙어 빙판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이찬호·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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