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총기사고 경호실 직원이 제보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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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지난해 5월 발생한 청와대 총기 사건과 관련, 한나라당 김원웅(金元雄)의원에게 '이 사건이 축소.은폐됐다' 는 편지를 보낸 제보자는 누구일까.

제보자는 편지에서 자신을 '청와대 경호실 직원' 이라고 소개했지만 경호실측은 "편지의 글씨체를 감정한 결과 경호실 직원 중에는 그런 필적이 없다" 고 즉각 반박했었다.

이 가운데 한나라당측은 추가 조사를 통해 제보자가 '경호실 직원이 낀 3명' 이라는 정황과 간접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지난 13일 편지 공개 이후 제보자측을 세차례에 걸쳐 접촉하며 그 신분과 제보 경위 등을 파악했다" 고 밝혔다.

그는 "제보자는 3명이며, 이중 한명이 실제로 경호원 신분증을 지니고 있었다" 고 주장했다.

"이들은 경호실 내부에서 인사 전횡이 심해 이에 불만을 품고 제보한 것으로 안다" 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는 또 "편지는 경호실 직원이 아닌 제3의 인물 2명(친구 추정)이 썼다" 며 "실제로 편지봉투와 편지의 글씨체가 서로 다르다" 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전직 경호실 관계자는 "편지에 거명된 인물들이 경호실 안에서 어려운 위치에 있는 듯하며, 경호실내 인사편중으로 갈등이 있었다는 내용도 맞을 수 있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호실측은 "제보자 녹취록이나 신분증 복사본 등 물증을 제시하지 않는 이상 신빙성이 없다고 본다" 면서 "이미 자체조사 결과 경호실 직원이 제보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을 냈다" 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고위 관계자 역시 "조사 기록과 제보 편지를 대조해본 결과 현재로서는 제보 내용의 신빙성이 커보이지 않는다" 고 밝혔다.

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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