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학군 지원자 15%만 강남 · 목동 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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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 지역 중3 학생이 거주지 학군이 아닌 다른 학군 고교에 지원해 배정받은 비율이 25%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인기가 높은 강남·강서(목동)·북부(노원) 학군은 타 학군 출신이 배정받을 확률이 15%대에 그쳐 진입 장벽이 높았다.


서울시교육청은 11일 다음 달 일반계 고교 203곳 입학예정자 8만8906명(체육특기자·정원 외 제외)에 대한 고교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김경회 부교육감은 “지원자의 84.2%(7만4816명)는 1, 2단계에서 지원한 학교 네 곳 중 한 곳에 배정됐다”고 말했다. 그는 “1, 2단계에서 학교별 모집정원의 60%까지 뽑은 뒤 남은 탈락자를 강제 배정하는 3단계에서도 22.2%는 1, 2단계 지망학교에 우선 배정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원자의 15.8%는 강제 배정돼 고교선택제의 혜택을 보지 못하게 됐다. 예비 고1들은 12일 오전 출신 중학교에서 배정 통지서를 받는다.

◆진입 장벽 높은 강남·목동=정원의 20%를 뽑는 1단계에서는 전체의 21.6%인 1만9203명이 지망한 학교에 배정됐다. 타 학군을 지망한 1만2824명 중에선 25%가량이 성공했다. 전체 예비 고1의 3.7%(3199명)가 해당된다.

배정 성공률은 학군별로 편차가 컸다. 타 학군 출신 지원자가 배정되기 가장 쉬운 곳은 중부 학군으로, 5명 중 2명(44%)이 배정에 성공했다. 중부는 학생 수가 부족해 1단계에서 모집정원의 60%를 뽑게 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선호 학군은 타 학군 출신에게 벽이 높았다. ▶강남·강서(15.5%) ▶동작(12.3%) ▶북부(15.3%)는 타 학군 출신의 배정 성공률이 평균(25%)보다 낮았다. 이들 학군에 사는 중3 학생들이 1단계에서 다른 학군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학군 내 고교에 대부분 지원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다. 강남·북부·강서는 1단계 경쟁률이 상위 1~3위에 드는 대표적인 선호 학군이다. 학교가 많지 않은 동작학군도 일부 명문고에 타 학군 출신까지 몰리면서 경쟁이 치열했다. 정원의 40%를 추첨 배정한 2단계에서는 38.1%(3만3868명)가 원하는 학교에 들어가게 됐다.

◆“선택권 더 확대해야”=지원자가 몰린 강남·강서 학군의 일부 고교는 학급당 학생 수가 42명까지 늘었다. 특히 강남 일부 학교의 남학생 학급은 학생 수가 평균 40.2명으로 ‘콩나물 교실’이 됐다. 목동 일부 학교도 학급당 학생 수가 39명이 넘는다. 중학생 밀집 지역임을 감안해도 과밀도가 심해진 것이다. 김영식 중등교육정책과 장학사는 “지원자가 많이 몰린 학교는 학급당 학생 수를 늘려서라도 학생들의 희망을 반영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학생 수가 적은 중부는 여학생 학급은 33.8명에 그쳤다. 이들 지역 학부모들은 교육환경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유선(42·강남구 수서동)씨는 “초등학교도 전학생들 때문에 과밀학급인데 고교도 그렇다니 걱정”이라고 말했다.

예비 고1들은 16일부터 18일까지 해당 고교에 등록을 해야 한다. 원서 접수 당시의 거주지학군과 배정받은 학교가 속한 학군 이외의 지역으로 모든 가족이 이사했거나, 타 시·도에서 서울로 전입한 학생 등은 입학 전에 재배정을 받을 수 있다. 재배정 신청은 17일까지 서울시교육청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받는다.

박수련·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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