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스타강사 제프리 손 출국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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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유명 SAT(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 강사인 제프리 손(39)씨가 SAT 문제와 답안을 유출한 정황을 포착하고 법무부를 통해 출국 금지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본인이 유출한 문제와 답안을 올린 손씨의 ‘다음’ 카페 계정과 e-메일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이날 오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는 포털 사이트 다음에 ‘Newsat’이라는 카페를 개설, 자신이 직접 시험을 본 뒤 SAT 문제와 답안을 정리해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손씨는 또 “카페에 정리한 2005년 12월 시험 후기를 미리 보고 가라”고 알렸다. 경찰은 손씨가 2007년 1월 시험 문제가 2005년 12월 시험 문제와 같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이런 글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답안의 일부와 문제 분석까지 포함된 이 글이 게시된 시각은 한국시간으로 2007년 1월 27일 오후 7시33분. 한국에선 시험이 끝난 시각이지만 미국시간으로는 시험 시작 3시간30분 전이다. 경찰은 손씨가 미국 현지 시험 전에 답안을 미국의 학생들에게 미리 유출했는지도 조사 중이다. 손씨는 이 게시물에 “외국에서 시험을 보고 (예전 문제와 똑같이 출제됐다는 것을) 알려 주신 김○○ 리딩 선생님께 감사드린다”고 적기도 했다. 언급된 김모(38) 강사는 2009년 1월 태국에서 SAT 문제지를 빼돌린 혐의로 지난달 경찰에 불구속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는 강사다. 이들은 수년간 E학원에서 동료로 함께 일했다. 2007년 손씨가 먼저 R학원으로 옮겼고, 김씨도 지난해 9월 R학원으로 이적했다. R학원 관계자들은 재계약을 거부하는 손씨를 납치, 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김씨가 범행 당시 소속됐던 서울 강남구 역삼동 E학원 사무실과 학원 원장 자택, 김씨의 자택에 대해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강사가 학원 측과 범행을 공모했는지 밝히기 위해 수사 자료를 분석 중이며 (SAT를 주관하는) 미국 ETS와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와 김씨 부인의 계좌도 압수수색해 문제 유출 범행 당일 전후 자금 입출금 내역을 캐고 있다.

  송지혜·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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