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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스페인, 데이비스컵 첫 V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1만4천여명의 관중은 코트에 뒤엉킨 선수들을 향해 '챔피언 에스파냐' 를 외쳤고, 로열석에 있던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도 눈물을 감추기 위해 얼굴을 두손에 묻었다.

79년간의 기다림이 열매를 맺은 순간이었다. 테니스 강국이면서 유독 남자테니스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과는 인연이 없던 스페인이 홈에서 호주를 꺾고 첫 패권을 차지했다.

스페인은 11일(한국시간) 바르셀로나 팔라우 산트 호르디 테니스코트에서 벌어진 대회 결승 3번 단식에서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가 레이튼 휴이트를 3 - 1(6 - 2, 7 - 6, 4 - 6, 6 - 4)로 제압, 게임스코어 3 - 1로 호주를 눌렀다.

스페인은 지난 9일 1번 단식에서 알베르트 코스타가 휴이트에 2 - 3으로 졌지만 2번 단식에서 페레로가 패트릭 래프터에 기권승을 거둬 게임 스코어 1 - 1로 균형을 이룬 뒤 전날 복식에서 알렉스 코레차-호안 발셀스조가 샌던 스톨-마크 우드퍼드조를 3 - 0으로 완파, 게임스코어 2 - 1로 앞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28번째 우승을 노리던 지난해 챔피언 호주는 총알 서비스를 자랑하는 마크 필리포시스의 불참과 에이스 래프터의 부상으로 인해 2연패 문턱에서 무너졌다.

약관의 페레로는 스페인 국왕과 여왕이 지켜보는 가운데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단식 2게임을 따내 영웅으로 떠올랐다.

정교한 백핸드 스트로크와 패싱샷으로 호주의 마지막 희망 휴이트를 제압한 페레로는 우승 직후 "데이비스컵 우승이 내 인생을 바꾸는 일대 사건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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