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아트갤러리서 '시가 찾아가는 그림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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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그리움은 때로 더럽구나/때도 없고 악취도/없지만 나를 구길만큼/더럽구나/…/그와 하나 였던 순간의 단 내음/그리고 다시 더러운 그리움"

시인 유석우(57.미술시대 주간)씨의 '그리움의 더러움' 에는 아름다운 기억이 주는 고통의 역설이 담겨있다.

화가 이왈종씨가 시의 이미지를 화폭에 담았다. 아늑한 돌담에 둘러싸인 외딴 집안에서 연인이 부둥켜안고 있다. 담 밖에는 집보다 훨씬 큰 꽃들이 허공으로 층층이 솟아오르고 있다. 잊지 못해 고통스러운 복된 시절이여.

유씨와 중견작가 55명의 그림이 만나는 '시가 찾아가는 그림전' 이 13~19일 서울 인사동 가나아트갤러리에서 열린다.

유씨의 15번째 시집 '노을보다 쓸쓸한 하루' 의 출간기념으로 열리는 시화전이다.

시를 그림으로 형상화했거나, 그림의 이미지를 시로 표현한 6~30호 크기의 소품 60점을 보여준다.

원로작가 김흥수.서세옥.이인실을 비롯, 김구림.이종상.이규선.이숙자.김봉태.황창배.박대성.지석철.이석주.김병종.황주리 등이 참여했다.

특히 이왈종.장순업.전준엽.박실.정현숙씨의 작품은 그림속에 시구가 들어있다.

13일 오후 6시엔 장윤우.마광수 시인.아나운서 이숙영.가수 한경애.탤런트 채시라가 현장에서 시낭송을 한다.

02-736-1020.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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