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자로 넉넉한 멀티미디어메시지서비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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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임효순(29·영등포구 문래동)씨는 설 연휴를 앞두고 친척·직장 상사·친구 등 지인들에게 그동안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로 했다. 그런데 방법이 문제였다. 문자 한 통에 마음을 담으려니 정성이 부족해 보이는 데다 단체 문자로 보일 것 같아 꺼려졌다. 고민하던 임씨는 지난해 받은 큰 조카의 돌잔치 초대장을 떠올렸다. 조카의 사진과 돌잔치 일정 등을 담은 멀티미디어메시지서비스(이하 MMS)였는데 귀여운 조카 모습에 반가움이 더했다.

돌잔치 초대장 하면 이메일이나 종이카드를 먼저 떠올리지만 최근엔 아이의 사진을 담은 MMS가 인기다. 보내는 사람도 초대장을 일일이 만들어 전달하는 수고를 덜고 초대장 제작과 우편 발송에 드는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받는 사람은 초대장을 따로 챙기거나 인쇄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

실제 카드 한 장(300~800원)에 우표값(250원)만 합쳐도 적어도 500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지만 MMS는 건당 250원으로 비교적 저렴하다. 종이를 사용하지 않아 자원을 절약하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다. 예약서비스를 이용하면 원하는 시간에 보낼 수 있어 편리하다. 늦어지거나 없어지는 배달 사고를 걱정할 필요도 없다.

이 같은 편리함 덕분에 젊은층이 주를 이루던 MMS 이용자는 동호회 같은 친목 모임과 백화점·여행사·미용실 등의 업체로까지 확대됐다. 모바일 메시지 전문업체 바이올렛스퀘어(www.neomms.com)의 이선우 이사는 “무조건 길게 보내고 사진을 곁들인다고해서 환영받는 MMS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틀에 박힌 MMS를 피하기 위해서는 ‘나만의 사진’을 이용하라”고 권했다. 설 연휴가 짧아 집안 어르신들과 친척들을 찾아 뵙지 못한다면 세배하는 모습이나 윷놀이처럼 새해 분위기가 물씬 나는 사진과 함께 감사 인사를 담은 MMS를 보내는 것이 좋다. 설 분위기도 느끼고 직접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도 달랠 수 있다.

또 밸런타인데이에는 예쁜 초콜릿 사진이나 둘만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사진을 첨부하는 것도 괜찮다. 일반적인 단문 메시지가 40자로 제한된 데 반해 MMS는 1000자까지 쓸 수 있다. 사진이나 다양한 이모티콘을 활용하면 개성 넘치는 자신만의 인사를 전할 수 있다.

< 송정 기자 asitwere@joongang.co.kr / 일러스트= 김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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