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대학입시] 소수점 싸움 사라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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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2002학년도 수능은 과목.방식.난이도 등에서 현재와 차이가 없다. 하지만 성적표는 기재사항이 달라지면서 변화가 많다.

우선 총점을 표기하지 않는다. 대신 4백점 만점(변환표준점수 기준)으로 1등부터 꼴찌까지 9등급으로 나눈다.

변환표준점수는 각 영역의 표준점수를 합산한 뒤 4백점 만점 기준으로 변환한 점수다. 과목별 난이도 차이 때문에 사용된다. 영역별 등급도 제시되는데 영역별 변환표준점수가 기준이다.

성적표에 총점이 나오지 않지만 영역별 원점수와 영역별 변환표준점수를 합산하면 간단히 총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대학들에게 총점을 활용하지 말도록 권고하고 있다. 대신 등급을 최저 지원자격 또는 자격기준으로 삼으라는 것이다.

따라서 2002학년도 입시에선 두 수험생이 같은 1등급(총점 기준 4% 이내)에 속했다면 총점이 달라도 동일하게 취급된다.

2000학년도 수능성적을 기준으로 한다면 변환표준점수가 인문계열 상위 4%에 해당하는 3백68.17점 이상은 모두 1등급이 돼 같은 조건에서 ▶영역별 점수▶학생부 교과.비교과 성적▶면접 등으로 경쟁하게 된다.

이 때 가중치를 부여하는 학교가 많아지면서 학생들이 모든 영역의 점수가 좋아야 안심할 수 있으므로 오히려 부담은 더 크다.

대학들은 2002학년도 입시에서 우선 등급으로 1차 선발한 뒤 모집 단위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의 영역별 점수나 등급을 요구하는 다단계 전형을 실시한다.

예컨대 A대학은 전체적인 지원 자격으로 총점 1등급을 요구하고 모집 단위에 따라 영어영문학과는 '언어영역.외국어영역 1등급 또는 상위 몇% 이내' 를, 물리학과는 '과학탐구영역 2등급 혹은 상위 몇% 이내' 를 지원 자격으로 삼는 식이다.

아울러 성적통지표에서 모든 소수점이 사라진다. 언어영역에서 94.8이었다면 성적표엔 95점으로, 94.2점 이라면 94점으로 사사오입된다.

소수점 둘째자리까지 주어졌던 영역별 백분위 성적도 소수점 첫째자리에서 사사오입한다. 예컨대 63.28은 63으로, 62.46은 62로, 43.70은 44로 표기된다.

결국 백분위 성적으로 97.01점과 97.49를 맞은 학생이 2001학년도까지는 큰 차이가 났지만 2002학년도부터는 97점으로 똑같다.

따라서 2002학년도부터는 같은 백분위 점수대에 종전 수능보다 훨씬 많은 수험생들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4백점 만점에 포함되지 않는 제2외국어는 변환표준점수를 구할 수 없으므로 표준점수로 등급을 나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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