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담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사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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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KB금융지주 조담 이사회 의장(전남대 교수·사진)이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5일 밝혔다.

KB금융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지난 5년간 재임한 조 의장에게 사임할 것을 요청했고, 조 의장은 이를 받아들였다.

지난달 은행연합회가 마련한 ‘사외이사 모범규준’은 사외이사의 임기를 최대 5년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소급적용은 하지 않는다. KB금융 측은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 조 의장은 물러나지 않아도 되지만, 선도 금융그룹으로서 모범규준을 적극적으로 따르자는 이사회의 요청을 본인이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조 의장은 지난해 10월 사외이사 9명 전원으로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KB금융 회장 선임을 주도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 물러날 사외이사는 조 의장과 김한 유클릭 회장, 변보경 전 코오롱아이넷 사장 등 3명으로 늘었다. 여기에 KB금융의 최대 주주인 ING그룹을 대표하는 자크 캠프 이사도 다음 달 주총에서 다른 ING 인사로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KB금융 이사회는 또 대표이사(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구성했다. 위원으론 강정원 KB금융 회장 대행 겸 국민은행장, 강찬수 강앤컴퍼니 회장, 김치중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임석식 서울시립대 교수, 함상문 KDI 국제정책대학원장 등 5명을 선출했다. 지금까지 사추위엔 사외이사들만 참여했지만 이번엔 사내이사인 강 행장이 포함됐다.

그동안 KB금융 사외이사들은 “사외이사가 사외이사를 뽑고, 보수도 스스로 결정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5명의 사추위원들은 이날 별도로 모여 사외이사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의견을 듣기 위한 자문단을 구성키로 했다.

강 행장이 사추위에 포함된 것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KB금융 관계자는 “그동안 제기됐던 문제를 반영해 사추위에 대표이사가 들어가도록 규정을 바꾼 것”이라며 “강 행장은 KB금융 회장 선출 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이미 밝혔다”고 설명했다. 강 행장이 이를 통해 이사회 내 세력을 확대하겠다는 의도가 없다는 뜻이다. 우리금융지주 등 다른 금융사들도 사추위에 대표이사 회장이 참여하고 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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