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도 감원 칼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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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정보기술(IT)벤처기업의 상징인 서울 테헤란 밸리에 감원의 회오리가 일고 있다.

닷컴기업을 비롯한 상당수의 벤처기업이 감원을 했거나 감원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이런 파장은 드림라인.한국통신 등 대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 비즈니스컨설팅업체인 후이즈는 최근 전체 직원 70명 중 43%인 30명을 내보냈다.

이 회사 은진은 이사는 "올초 사업이 크게 확장될 것으로 예상하고 직원을 늘렸는데 예상과 달리 경제 상황이 나빠졌다" 고 말했다.

인스턴트 메시징업체인 디지토닷컴도 구조개선위원회를 만들어 직원의 40%를 줄였다.

김근태 사장은 "주로 경영지원.마케팅 부서의 인력을 줄였다" 면서 "요즘 테헤란 밸리에 있는 대부분의 업체가 인력을 줄이고 있는 추세" 라고 말했다.

지역정보사이트인 타운뉴스도 직원 75명 중 절반 가량을 줄였으며 인터넷 엔터테인먼트회사인 인츠닷컴은 보물찾기.보물섬 등 현재 7개 사이트로 운영하고 있는 것을 1개로 합치고 사람도 10% 이상 줄일 예정이다.

인터넷 포털업체인 다음.프리챌.네이버.네띠앙과 전자상거래업체인 삼성몰.인터파크 등은 추가채용 계획을 미루기로 했다.

인터넷 취업사이트인 잡코리아가 지난 3~9일 구직자를 대상으로 '최근 6개월 동안 월급이 밀리거나 일부분만 지급받은 적이 있는가' 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6백19명)중 52%인 3백20명의 응답자가 '그렇다' 고 답했다.

특히 벤처기업 종사자의 경우 68%가 '그렇다' 고 응답해 벤처기업의 자금난으로 실직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IT업체의 감원 회오리는 대기업으로도 퍼지고 있다.

제일제당 계열 초고속인터넷망 업체인 드림라인은 지난 17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유급휴직 신청을 23일까지 받는다고 사내 게시판에 올렸다.

드림라인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해 고통 분담차원에서 인력감축을 실시하게 됐다" 면서 "전체 임직원 7백20명 가운데 40% 가량 줄일 계획" 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통신은 다음달 20일까지 20년 이상 근속자 중 정년을 1년 이상 남긴 직원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1년 이상 근속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인위적인 감원은 아니지만 2천명 내외의 인력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IT업계의 대규모 감원현상이 일시적인 조정현상인지, 아니면 경제 불안정기로 접어드는 현상인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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