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저우허양-양재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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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초읽기 몰린 周8단 168로 큰 손해

제7보 (167-201)=상변에서 백이 크게 당한건 없지않느냐는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미세한 바둑에서는 2, 3집이 결정적인 것이다.

백이 중앙에서 두 점을 잡았지만 흑▲도 그에 못지않게 크다는 점도 중요했다. 흑의 梁9단으로선 미묘하게 박자가 맞아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周8단은 귀중한 선수를 잡았지만 이제 큰 끝내기는 없다.

백△에 뛰어 이 부근의 흑집을 축소시키는 게 고작이다. 梁9단은 지체없이 167로 뚫고나갔는데 이때 168로 살린 수가 명을 단축시켰다.

168은 169 자리에 느는 정도였다. 두점을 포기하는 것은 4집 강. 대신 중앙을 잘 에워싸면 몇집인가는 보탤 수 있다. 비세를 절감하고 있는 周8단으로선 그러나 두점이 너무도 아까웠다.

살리기엔 위험해 보이지만 급박하게 쫓아오는 초읽기 때문에 끝까지 수를 읽을 수 없었다. 그래서 168을 결행했던 것인데 173으로 빵때림을 해주고 175로 잡히니 그 손해가 4집은 착실하다. 게다가 181의 추궁에 이어 183이 성립해서는 우변마저 푹 줄어들었다.

저우허양은 차이가 반면 10집도 더 벌어지자 201에서 돌을 던졌다. 중국 랭킹1위로 올라선 저우허양이 급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梁9단의 예기에 꺾이고 만 것이다. 이리하여 梁9단은 생애 처음 메이저급 세계대회에서 4강까지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저우허양은 삼성화재배에선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지난 14일 파리에서 열린 LG배 세계기왕전 8강전에선 한국의 서봉수9단을 불계로 누르고 4강에 올랐다.

이 대회에서 이창호9단은 중국의 마샤오춘(馬曉春)9단을 불계로, 이세돌3단은 루이나이웨이(芮乃偉)9단을 역시 불계로 물리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조훈현9단은 왕리청(王立誠)9단에게 패배했다. 준결승전은 이창호대 왕리청, 이세돌대 저우허양이 대결한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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