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위성용 로켓 시험발사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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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이란이 3일 자체 제작한 위성용 로켓의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이란 국영 알알람TV를 인용, “실험용 캡슐을 실은 ‘카보슈가르(개척자)’ 3호 로켓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며 “캡슐에는 쥐와 거북이, 벌레 등이 실려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로켓 발사는 이란의 이슬람 혁명 31주년 행사 중 하나인 ‘우주기술의 날’에 맞춰 이뤄졌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날 TV 방송에 출연해 이란이 자체 제작한 ‘시모르그(불사조)’란 이름의 또 다른 위성용 로켓도 공개했다.

방송은 이 로켓이 100㎏ 무게의 위성을 지상 500㎞ 궤도까지 쏘아 올릴 수 있다고 전했다. 아마디네자드는 “우리는 위성을 500㎞ 궤도까지 쏘아 올릴 수 있는 로켓을 개발했다”며 “향후 700㎞와 1000㎞ 높이까지 운반하는 로켓을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은 지난해 2월 처음으로 자체 제작 위성 ‘오미드(희망)’를 사피르 2호 로켓에 실어 성공적으로 발사한 바 있다. 2008년에는 카보슈가르 1호기와 2호기를 위성 없이 200㎞ 궤도에 쏘아 올리기도 했다. 미국 등 서방은 이란의 로켓 기술이 핵탄두 운반용 미사일 개발로 전용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이란의 로켓 발사는 하루 전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자국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유화적 발언을 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아마디네자드는 현지 국영 TV와 회견에서 “3.5% 수준의 저농축 우라늄을 서방에 건네주고 4~5개월 뒤 20% 수준으로 농축된 우라늄을 되돌려 받는 계약에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을 핵무기 개발용으로 의심해 온 서방의 요구와 일치한다. 20% 농축 우라늄은 원전 연료용으로는 사용될 수 있지만 핵무기 제조용으로 쓰이진 않는다.

  유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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