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나스닥… 미국 금리 결정이 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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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미국 나스닥지수가 1년 만에 처음으로 3, 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미 대선 결과에 대한 공방이 장기화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진 데다 대표적 컴퓨터 관련 업체인 휴렛 패커드의 실적이 크게 나빠졌다는 발표가 나왔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62.25포인트(2.06%) 떨어진 2, 966.74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미 대선 전날인 지난 6일부터 엿새 연속 하락했으며, 이 기간 지수 하락폭은 484.86(14.04%)에 달했다.

다우지수도 닷새 연속 하락하며 10, 517.25까지 밀려 10, 000선이 위협받고 있다.

◇ 미 금리정책이 최대 변수=전문가들은 15일 결정될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정책이 나스닥 향방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첨단주의 수익성에 대한 불안감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김지영 투자전략팀장은 "휴렛 패커드를 마지막으로 미국 주요기업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끝나 미국 시장에서 더 이상 실적 관련 악재는 없을 것" 이라며 "현재의 긴축 기조를 중립으로 바꾼다면 나스닥 3, 000선 붕괴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고 전망했다.

그러나 LG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실적 악화 우려가 확산된다면 2, 600선까지 밀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어 4분기 실적이 나오기까지 기술주에 대한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메릴린치 증권의 투자전략가인 크리스틴 칼리는 "대선 결과가 확실히 나오기 전에는 일단 주식 매수를 자제하고 현금 비중을 높이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고 진단했다.

◇ 국내 증시는 무덤덤=나스닥 지수 하락에도 불구하고 14일 국내 증시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3, 000선 붕괴라는 악재보다 낙폭 만회와 반도체주 급등이라는 호재에 더 민감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나스닥이 연중 최저치에서 급반등한 뒤 조정 양상으로 장을 마친 것도 기대감을 더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나스닥 선물이 1% 안팎의 강세를 보인 것도 긍정적이다.

또 국내 증시에 영향이 큰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인텔이 7%와 3.2% 급등, 국내 반도체주의 동반 강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나현철.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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