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에 살아보니] 수동면 외방리 주무중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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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이사와 주말마다 가든파티를 열었더니 몸무게가 많이 늘었어요."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외방리 축령산 자락에 아담한 2층짜리 전원주택을 지은 주무중(39)씨는 전원에 사는 소감을 이렇게 표현한다.

사시사철 변하는 자연의 모습을 한껏 즐길 수 있고, 고기 냄새 풍기며 떠들어도 아무도 흉보지 않는다며 웃는다.

주씨는 1997년 서울 신길동 단독주택 생활을 청산하고 수동면 예술인 마을에 새 둥지를 틀었다.

분양 초기 황량했던 대지를 평당 65만원에 분양받아 벽돌집을 지었다.

전원주택지로 인기있는 양평에는 모텔과 가든이 곳곳에 있고, 포천은 공장이 많아 조용한 남양주를 택했다.

그는 마석에서 쌀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를 타는 품목이 아니어서 문을 연 후 매상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말한다.

젊은 사람이 시골행을 선뜻 결정하는데 문제가 없었느냐고 물어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부인 전점숙(37)씨의 반대가 심해 두달 동안 싸워가며 겨우 설득했다고 실토했다.

부인은 서울에 두고온 친구들 때문에 못내 서울생활이 그립단다. 옆집 최상임(65)할머니는 주씨 가족과 허물없이 지내는 이웃. 최할머니는 서울에서 광고회사를 하는 아들의 권유로 지난 9월 초 전원생활을 시작한 사례.

처음엔 외진 곳에 혼자 살게 된다는 이유로 펄쩍 뛰었지만 막상 와보니 공기 맑고, 경치 좋은 곳에 매료돼 지금은 효자아들이라며 자랑하고 다닌다. 그렇지만 막상 살아보니 불편한 점도 있다.

집 가까이 장 볼 곳이 마땅찮아 차로 15분 정도 걸리는 마석까지 나가야 한다.

주씨는 "고1 아들과 중2 딸의 가장 큰 불만은 초고속 인터넷이 안된다는 것" 이라며 "아이들이 바라는 광케이블이 빨리 설치되는 것이 유일한 바람" 이라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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