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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젊은피 송태영 '기아 활력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키 크고 슛을 좀 던지니까 혹시나 싶어 뽑았겠죠. "

"기아가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왜 선택했겠느냐" 는 물음에 신인 송태영은 넉살좋게 받아 넘겼다. 지금까지 송태영처럼 대답한 신인은 없었다.

그러나 대학 시절 부상으로 출전 기회가 적었고 드래프트에서도 2라운드에야 간신히 뽑힌 선수치고는 시범경기에서부터 움직임이 심상찮았다.

네경기 평균 16.5득점. 빼어난 성적이었지만 각 팀이 시범경기에서 전력을 아꼈으므로 주목받기에는 일렀다. 시즌 개막 후 경기당 9점대로 떨어지자 "아직 멀었다" 는 얘기도 들렸다.

기아가 초반 2연패를 당하면서 분위기는 더 나빠졌다. 그러나 기아 박수교 감독은 스타팅 멤버에서 송을 빼지 않았다. 정진영.박재현 등으로 바꿔볼 만했지만 고집을 부렸다.

박감독의 고집은 세번째 경기 만에 먹혀들었다. 7일 동양전에서 송은 실책 하나 없이 13득점하며 첫 승리의 주역이 됐다. 기대하지 않았던 수비에서도 큰 몫을 했다.

송은 동양의 주포 전희철을 3쿼터까지 10득점에 묶었다. 선배 조동기가 맡으며 내준 4점을 빼면 6점이다. 시범경기 평균 29.5득점을 기록한 전희철로서는 부끄러운 성적이었다.

박수교 감독은 "1m98㎝의 신장에 3점슛을 던지는 포워드는 흔치 않다. 상대 공격수는 송의 신장에 부담을 느끼게 마련" 이라며 송을 중용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아직 송이 기아의 주전으로 자리잡은 것은 아니다. 신인 선수는 경험이 부족해 잘 하다가도 쉽게 부진에 빠진다.

그러나 노장팀 기아는 송을 통해 '젊은피' 수혈을 원하고 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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