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신발업계 재도약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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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부산지역 신발업체들이 중저가 신발에서 벗어나 고부가 가치의 독특한 신발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신발 업계는 신기술 개발이 계속 이어지면 부산이 고부가 가치의 고품격 신발 메카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하구 하단동 초방슈즈는 지난 26일부터 열린 부산국제신발전시회에 '랜딩슈즈' 를 선보였다.

신발 밑에 바퀴가 달려 있어 아스팔트 등에서는 시속 20~40㎞ 달릴 수 있고 계단이나 잔디밭에서는 바퀴를 집어 넣고 일반 신발처럼 신고 다닐 수 있는 신발이다.

이번 전시회 때 일본.캐나다.호주 등의 바이어와 구매 상담액이 2천만 달러에 이르고 한달 내 계약 가능한 금액이 6백만 달러나 된다.

이 제품은 11월 하순 출시된다. 소비자 가격은 8만6천원.

초방슈즈 신광식(申光湜.37)대표는 "이제 일반 신발은 중국산 등에 밀려 수익을 거의 낼수 없다" 며 "새로운 기능이 첨가된 첨단 신발을 만들어야 국내 신발업체가 살아남을수 있다" 고 말했다.

성호실업은 12월부터 '맞춤 신발' 을 대량 생산한다. 매장에서 고객의 발을 컴퓨터로 잰 뒤 데이터를 공장으로 전송하면 하루만에 제작을 완료하고 주문 후 1주일 안에 전국으로 배달한다.

맞춤 신발은 발등 두께와 볼 넓이.발바닥.발가락 길이 등을 4각도에서 정밀 측정해 개인의 발에 가장 편안하고 가벼운 신발을 만들어 준다.

성호실업 안창욱(安昌旭.30)마케팅팀장은 "지난 3년 동안 20억원을 투자해 맞춤신발을 개발했다" 고 설명했다. 가격은 10만원선.

르까프 생산업체인 화승은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인간공학과 첨단 신소재를 적용한 전문 테니스화 '에스트로' 를 지난달 28일 출시했다.

종류는 블랙과 화이트 두 가지이다. 가격은 일반 테니스화보다 비싼 9만9천원. 이 테니스화 안창에 사용된 DCC 신소재는 미항공우주국이 우주복을 만들 때 사용하는 것으로 운동 때 발에서 발생하는 열을 자체 흡수해 신발 내부의 온도를 3~4도 낮춰 쾌적하게 해준다. 이 소재가 스포츠화에 적용되기는 세계에서 처음이다.

화승 부진후(夫鎭厚.36)개발실장은 "에스트로 신발은 인체공학과 첨단 신소재가 동원된 첨단신발" 이라며 "가격이 비싸지만 국내.외 소비자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트바스는 물에 씻어 바로 신는 운동화 '무토스' 를 개발하는 등 부산 신발업체들이 신개념의 첨단 신발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정용백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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