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태풍 54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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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타이베이 AP=연합] 30년 만의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꼽히는 '샹산' (라오스어로 코끼리)이 대만을 강타해 54명이 숨지고 32명이 실종했다고 대만 소방당국이 2일 밝혔다.

실종자에는 북부 지룽(基隆)항 부근에서 거친 파도로 침몰한 파나마 선적 마닐라 스피리트호의 필리핀 선원 23명이 포함돼 있으며 이들은 모두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룽항의 한 관리는 "타하르라는 이름의 인도네시아인 선원이 5천9백27t급의 마닐라 스피리트가 침몰한 뒤 해안까지 헤엄쳐 나와 사고를 전했다" 며 "악천후 때문에 구조 헬리콥터가 수색작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고 말했다.

지룽시에서는 건물 1층의 요양소에 있던 노인 14명이 갑자기 범람한 물에 빠져 숨지고 같은 지역의 한 건물 지하실에 모여있던 도교 신자 15명이 익사하는 등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타이베이(臺北) 근교 슈치에서는 지룽강이 범람해 5천여 가구가 물에 잠겼으며 시신 네구가 발견됐다.

난캉과 쥐팡.무차 등 타이베이의 또 다른 근교지역에서는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 여러 사람이 변을 당했다.

또 농경지 4만7천9백79㏊가 피해를 보았으며 곳곳에서 교통이 두절되고 전기가 끊겨 경제피해도 막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쥔슝(張俊雄)행정원장은 "이번 태풍은 바람의 세기와 강우량이 지난 30년간 상륙한 태풍 중 가장 강하며 사상자도 근래 몇년간 가장 많이 발생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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