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골프 체험기] 로브샷은 목표보다 왼쪽 겨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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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최경주(30.슈페리어)가 지난해 말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테스트를 통과한 뒤 서울로 돌아와 인터뷰할 때다.

"미국에 가서 무엇을 배웠느냐" 는 질문에 "10야드 거리에서 10야드 높이로 공을 띄우는 기술을 배웠다" 고 대답했다.

보통 홀에서 10야드 정도 떨어진 그린 주변의 짧은 거리에서 홀 공략은 퍼터나 웨지로 하면 무리가 없다.

그러나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집합소인 PGA 투어에서는 코스 세팅이 아주 까다롭기 때문에 짧은 거리에서 강한 백스핀이 걸린 로브샷으로 볼을 목표 지점에 세울 줄 알아야 생존할 수 있다.

최경주가 필 리츤을 찾았을 때 리츤은 로브샷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샷의 방법을 가르쳐줬고 그것이 가슴에 깊이 와 닿았던 것 같았다.

리츤은 그린 주위에 공이 놓여 있을 때 퍼터에서부터 페어웨이우드까지 다양한 클럽을 사용하도록 했다.

그린 주위의 잔디가 짧고 평탄할 때는 우선적으로 퍼터를 쓰라고 했다. 퍼터를 사용하면 엉뚱한 샷이 나오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러프와 그린의 거리가 1m를 넘을 때는 8번 아이언이나 9번 아이언을 사용해 굴리도록 했고, 또 그린 앞에 높은 둔덕이 버티고 있을 때는 6, 7번 아이언을 권했다.

리츤은 칩샷의 방향이 좌우로 흔들리자 "방향 조절은 왼쪽 손목으로 해야 한다" 면서 "원하는 방향으로 손목을 향하게 하라" 고 했다.

또 "로브샷을 할 때는 목표보다 왼쪽을 겨누라" 고 했다. 이는 슬라이스성 백스핀을 감안한 것이다.

최경주를 감탄케 했던 로브샷은 ▶심한 내리막 경사를 이룬 그린의 뒤로 공이 떨어졌을 때▶벙커 앞에 바로 핀이 꽂혀 랜딩 존이 아주 짧을 때▶깊은 러프에 공이 떨어져 보통 샷보다 런이 많을 것으로 예상될 때다.

최근 신설된 국내 골프장들은 대부분 미국 전문가들이 설계, 그린이 빠르고 러프도 길다.

이런 코스에서는 60도 로브 웨지를 사용하면 효과가 있다. 리츤을 사사한 골퍼들의 가방에는 어김없이 60도 웨지가 추가됐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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