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남 신지식인 최우수상 받는 이창호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한국의 아열대 낙원인 경남 거제 외도 해상관광농원(거제시 일운면 와현리)을 가꾼 이창호(李昌浩.67.사진)씨가 오는 4일 경남도지사 표창을 받는다. 李씨는 경남도가 공모한 신지식인 모범사례 19명 중 최우수상을 받았다.

도는 李씨가 척박한 섬을 관광명소로 바꿔 거제지역에 연간 1백여억원의 관광수입을 올리도록 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사회복지시설인 거제 애광원에 1천만원을 기탁하고 지난해에는 전.의경 등 5백여 명을 초청하는 등 이웃을 돌본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1969년 7월 수학교사를 그만두고 동대문 시장에서 양복대리점을 낸 李씨는 외도에 낚시갔다가 아름드리 동백나무가 땔감으로 마구 베어지는 것을 보고는 섬을 보호하기로 마음 먹었다. 4만8천여 평의 섬을 3년 동안 사들였다.

처음에는 돼지를 기르고 밀감나무 등을 심었으나 태풍에 날려보내기 일쑤였다. 농사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그는 부인 최호숙(崔浩淑.65)씨와 함께 열대식물을 심기 시작했다.

외국 식물도감을 구해 국내에는 없는 희귀식물을 외국 종묘회사에 주문하고 외국여행 때 마다 탐나는 식물을 구해 숨겨 들어오다 마약사범으로 오인돼 혼이 나기도 했다.

그동안 심은 식물은 1천여 종. 30년 전 심었던 편백.동백 등은 이제 숲을 가릴 정도로 자랐다. '버들리자' 등 국내에서 보기 힘든 희귀식물도 2백여 가지나 된다.

李씨는 많은 사람에게 섬을 보여주기 위해 95년 4월부터 개방했다. 개방 이후 섬을 드나드는 유람선이 31척으로 늘어나고 해마다 60여만 명이 섬을 찾고 있다.

그는 "그동안 섬을 가꾸는 데만 관심을 두느라 주변을 제대로 챙기기 못했다" 며 "앞으로는 지역경제와 소외계층에 더 많은 신경을 쓰겠다" 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