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펀드 평가 2004년 3분기] 해외펀드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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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해외펀드 평가에선 단연 신흥시장(이머징마켓) 펀드가 돋보였다.

동유럽.라틴아메리카 증시에 투자하는 해외 펀드들은 올 초 이후 누적수익률이 평균 10%(달러화 기준)를 넘었다. 해외펀드 평가는 ▶주식형(132개)▶채권형(54개)▶혼합형(14개) 등 국내에서 판매 중인 해외펀드 200개를 대상으로 했다.

주식형에서는 프랭클린 템플턴의 '템플턴 동유럽펀드'가 27.3%의 수익률로 최고 성적을 냈다. 템플턴 동유럽펀드는 지난 2월 국내에서 시판돼 9월 말 현재 117만9000달러(약 13억5000만원)어치가 팔렸다. 2위는 메릴린치의 'MLIIF 월드에너지펀드', 3위는 '템플턴 라틴아메리카펀드'다.

반면 'UBS 유럽기술주 펀드'(-19.3%).'MLIIF 월드테크놀로지 펀드'(-15.8%) 등 기술주 펀드들은 올해 정보기술(IT)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주의할 점은 올해 고수익을 낸 라틴아메리카 등 신흥시장 펀드들은 위험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세계적 펀드평가사인 리퍼는 이들 펀드에 대해 자산보존 등급에서 최하위 등급을 주고 있다. 고수익을 노리는 만큼 위험도 크기 때문이다. 채권형의 경우 미국 푸르덴셜금융 계열사가 운용하는 'WIP 이머징마켓 채권펀드'(6.9%).'WIP 미국 하이일드펀드'(5.6%)가 1, 2위에 올랐다.

혼합형에선 미국의 주식 및 채권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인 프랭클린 템플턴의 '프랭클린 인컴펀드'가 3.9%로 최고 수익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주식형에 비해 수익률은 높지 않지만 총수익률.일관성.자산보존 등에서 고루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별로는 동유럽 주식형 펀드 수익률(평균 21.6%)이 가장 높았고, 라틴아메리카 12.9%, 싱가포르 12.3% 순으로 나타났다. 올 초 큰 관심을 모았던 브릭스(BRICs)펀드의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중국(-0.8%)과 인도(-0.9%)에 투자한 펀드는 올해 손해를 봤다.

이 같은 수익률은 모두 달러화 기준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 위험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 수익을 그만큼 까먹는 문제가 생긴다. 실제 원화 기준으로 수익률을 환산할 경우 전체 해외펀드 중 60%가 넘는 127개 펀드가 올 연초 이후 순손실을 기록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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