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뒤에 실세" 등 '증시 괴담' 사실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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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주가가 폭등한 벤처 뒤엔 권력실세의 흔적이 있다. "

벤처기업 주가가 치솟던 지난 연말부터 정치권에서 떠돌던 말이다. 정.관계 실력자들이 특정 벤처기업의 뒤를 봐주고 대가를 챙기는 '코스닥-권력 커넥션 '의 존재설이다. '정현준 게이트' 의 한복판에 이런 커넥션의혹이 자리잡고 있다.

◇ 총선과 코스닥투자 바람=지난 연말 정치권 일각에서 '코스닥 투자 바람' 이 조심스럽게 일었다. 그러나 정치권의 새 현상으로 본격 소개되지는 않았다.

"4.13 총선을 앞두고 큰 돈이 필요할 때다. 민감한 시점에 은밀히 투자하는 행태였으며 동료의원들 사이에서도 비밀에 부쳤다" 고 정치권 관계자가 전했다.

한나라당 모의원은 "투자마인드가 있는 보좌관을 두었거나 벤처쪽에 연줄이 닿은 일부 정치인이 주로 투자를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고 기억했다.

재경위 소속 한 의원은 "정.관계 인사들을 끌어들이려 벤처쪽의 투자 제의도 많았다" 면서 "총선이 끝나면 (주가가)빠진다는 게 정설이었다" 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재테크 차원의 투자를 넘어 영향력을 이용한 주가조작 사례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고 전했다.

올 초부터 정치권 일부 인사들이 코스닥 투자를 통해 정치자금을 마련한다는 내용의 증권가 정보지들이 나돌기도 했다.

◇ '작전' 의혹들=한나라당 정형근.이부영 의원이 제기했다. 특정 벤처기업의 코스닥 등록과 주가 올리기에 권력실세들의 개입의혹이다.

구체적으로 ▶벤처들이 사모(私募.연고자로부터 비공개적 모금)과정에서 정.관계 실력자들을 참여시킨 뒤▶이들을 통해 금감원의 협조를 받아 코스닥에 등록하고▶등록 뒤에 증권사 등 기관투자가 등에 그 회사 주식을 사도록 요청해 주가를 끌어올린다는 것.

鄭의원은 "이런 이유로 주가가 폭등한 벤처들 중 90%는 작전(주가조작 행위)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D증권 벤처담당 간부는 "자금력이 약한 벤처로서는 실력자들과의 유착이 투자 유치나 기업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 며 "코스닥 주가가 뛰기 시작하던 지난해 10월께부터 정치권 자금 유입설은 있어 왔다" 고 말했다.

김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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