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시험 포기 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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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평양=김진 특파원]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평양을 방문 중인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과 24일 오후 2차회담을 하고 미사일 시험발사 포기의사를 분명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2차 회담을 마친 뒤 이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미사일 문제에 중요한 진전이 있었으며 다음주 전문가 회담을 열기로 했다" 고 밝혔다.

그는 23일 집단체조 참관 때 카드섹션으로 대포동 미사일 형상이 연출되자 "金위원장이 나에게 '이것이 첫번째 위성 발사이자 마지막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면서 북한으로부터 미사일 시험 발사포기 언질을 받았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올브라이트를 수행한 미 국무부 고위관리도 "金위원장의 미사일 관련 발언을 뒷받침할 만한 협의가 이번 회담에서 이뤄졌으며 독자적인 미사일 시험과 수출 자제의 대가로 북한의 위성 발사계획을 지원하는 문제에 대한 실무협상에서 진전이 있었다" 고 전했다.

미 대통령의 방북 일정과 관련해 올브라이트 장관은 "회담 결과를 보고하면 클린턴 대통령이 방북 시기를 결정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해결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면서 "金위원장은 현안들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고 덧붙였다.

북.미 양측은 그러나 이틀간의 회담을 종료한 뒤 공동 합의문이나 발표문을 내지 않았다. 이는 클린턴 대통령 방북때 보다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내용을 종합 발표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25일 오전 전용기편으로 평양을 출발,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2시45분쯤 열린 金.올브라이트의 2차회담은 金위원장이 올브라이트의 숙소인 백화원 초대소를 재차 방문해 이뤄졌다.

한편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일본 외상은 24일 "올브라이트 장관과 김정일 위원장의 평양회담이 일본의 대(對)북한관계 정상화 노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 주방짜오(朱邦造)대변인도 이날 "올브라이트 장관의 방북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만남, 북.미관계 개선을 환영하며 북.미간 완전한 외교관계 수립과 군사적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기 바란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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