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생연월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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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한 해를 마무리하거나 시작할 때면 ‘해 년(年)’이 붙는 단어들을 자주 쓰게 되는데 이것들을 적을 때 혼란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듯하다. 다음 사례들을 보자.

ㄱ. 년간 수입이 500만원 이상이면 혜택을 받지 못한다.

ㄴ. 이 주택마련저축은 년 6%의 금리가 적용됩니다.

ㄷ. 회계년도를 꼭 1월에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ㄹ. 본인의 생연월일을 입력하시면 운세가 출력됩니다.

‘녀, 뇨, 뉴, 니’로 시작되는 한자음은 단어 첫머리에 올 때는 ‘여, 요, 유, 이’로 적어야 한다. 두음법칙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년’이 첫머리에 위치한 ㄱ의 ‘년간’이나 ㄴ의 ‘년’은 ‘연간’과 ‘연’으로 적는 게 옳다. ㄷ의 ‘회계년도’는 ‘회계연도’로 적어야 한다. 이 단어는 ‘회계 연도’처럼 띄어 쓰는 게 원칙이지만 붙여 쓰는 것도 허용된다. 이때는 ‘연도’를 별도 단어로 취급하므로 ‘년’이 첫머리에 오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ㄹ의 ‘생연월일’은 ‘생년월일’이 옳다. ‘생년, 생월, 생일’을 합쳐서 줄인 말이기 때문이다.

김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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