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내고장 벤처] 울산 '덕산하이메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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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반도체 소재를 만드는 울산시 남구 용연동 덕산하이메탈(대표 李俊鎬.54)은 울산지역 벤처기업 중 산학협동의 성공 모델로 꼽힌다.

이 회사는 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0.3~0.7㎜크기의 솔더볼(Solder Boll) 생산기술을 상품화 해 지난해 12월부터 대량 생산하고 있다.

솔더볼은 반도체 소자와 외부를 연결하는 납 구슬. 기존의 핀(Lead Frame)을 사용하는 것보다 반도체 두께를 줄일 수 있고 집적도를 획기적으로 높여 초박형 반도체를 생산하는데 쓰인다.

공정이 까다로워 지난해까지만 해도 연간 3백억원 규모인 국내 수요를 미국.일본 등 외국 업체에서 전량 수입했다.

울산대 재료금속공학부 신소재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솔더볼 생산 기술은 초 진공 상태에서 진동분사방식(PAP)으로 만든다.

주사기에 압력을 더하면 둥근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과 같은 원리를 이용했다.

정은 교수와 김경원(32)씨 등 5명이 1994년부터 5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해 냈다.

덕산하이메탈은 지난해 5월 덕산하이메탈?설립 후 대량 생산을 위한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 납.주석 등을 혼합한 금속을 펄스(Pulse)로 균일하게 쪼개 초당 3천여 개를 생산할 수 있는 초고속 솔더볼 제조기를 완성했다.

자본금 5억원으로 출범했으나 그동안 대량생산을 위한 연구와 설비 투자에 20억원 이상 투자했다.

또 크기에 따라 골라내는 자동 선별기도 개발해 내구성은 물론이고 표면에 긁힘이 없는 정밀제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 회사 기술은 솔더볼 생산 공정을 외국의 34~19단계보다 절반 이하인 9개 공정으로 줄여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이 같은 핵심기술로 지난해 10월 ISO(국제표준화기구)9002 시리즈를 획득하고 국내 특허를 출원했다.

삼성전자.현대전자를 비롯해 칩팩(Chip PAC)코리아.ASE 등 국내외 메이저 반도체 회사에 전량 납품하고 있다.

연구원 6명을 포함한 직원 31명인 이 회사는 올해 2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내년에 9천여평 규모의 경주공장을 짓고 3년 안에 1천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 덕산하이메탈은 솔더볼 수요가 2002년 국내 2천4백억 개(4백16억원), 세계 6조 개(1조1천2백억원)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생산량을 늘려갈 계획이다.

李사장은 "납을 사용하지 않는 무연 솔더볼도 개발을 완료했으며 지름 0.2㎜이하인 마이크로 솔더볼 개발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 고 말했다.

허상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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