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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은회 군살 뺀다…고급 음식점 옛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익산 원광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생들은 사은회를 일요일인 오는 29일 교수들과 함께 등산하는 것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따라서 비용이 지난해 선배들이 썼던 1인당 5만원의 절반도 안되는 2만원이면 충분하게 됐다.

군산 호원대 관광경영학과는 지난해 1인당 7만원씩을 걷어 호텔에서 사은회를 치렀던 것과 달리 올해는 지난 12일 교내 잔디밭에서 조촐하게 치뤘다.

호텔과 고급 음식점 등에서 열리던 대학 졸업예정자들의 사은회가 검소해졌다.

전북대의 경우 1인당 5만원 이상의 경비를 걷어 사은회를 벌이려고 하는 학과는 5~6개에 불과하다.

원광대도 지난해에는 20여개 학과가 호텔이나 고급 음식점에서 사은회를 가졌으나 올해는 이같은 곳을 이용하는 학과가 10개도 안된다.

대부분의 학과는 하루 코스로 무주.남원 등지로 등산.여행을 하거나 교내 식당 등에서 치를 계획이다.

자연히 경비가 적게 먹힌다.

이경면(27.전주대 경영학과 4년)씨는 "수백만원을 들여 호텔에서 먹고 마시는 것보다 진정으로 교수님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자리를 갖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다" 고 말했다.

때문에 해마다 대학가 사은회 때 한 몫을 잡았던 호텔과 고급 음식점들은 울상이다.

전주 코아호텔의 경우 매년 이맘때면 연회장의 사은회 행사 예약이 잇따랐으나 올해는 다음 달 말까지 단 한 건뿐이다.

익산 하노바호텔 등 다른 호텔도 마찬가지다.

코아호텔 관계자는 "올해는 사은회 덕을 볼 수 없을 것 같다" 며 "대학생들의 호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값싼 상품을 개발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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