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 앞둔 수험생 건강관리는 이렇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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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대입 수능시험(11월15일)이 바짝 다가왔다. 지금부터는 무리하기 보다 실력발휘를 위해 건강관리에 힘쓸 때다. 부모들이 알아야 할 수험생 건강관리 요령을 짚어본다.

뇌세포가 사용하는 유일한 에너지원은 포도당. 평소 곡류 위주의 식단으로 혈액 속에 포도당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이것이 아무리 공부시간에 쫓기더라도 끼니를 걸러서는 알될 이유다.

당장 시험을 치뤄야 할 때는 밥과 같은 곡류보다 초콜릿.사탕.꿀물이 더 좋다.

곡류는 소화될 때까지 서너시간 걸리지만 사탕은 위장에서 혈관으로 바로 흡수되기 때문. 커피와 같은 카페인 음료는 두뇌회전을 돕지만 방광을 자극, 시험 도중 요의가 생길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올빼미형 수험생은 지금부터 기상시간을 아침 7시 이전으로 앞당기도록 해야 한다.

8시 이전 입실을 완료해 시험을 치러야 하는데 기상후 2시간은 지나야 두뇌가 가장 효율적인 상태에 놓이기 때문이다.

간과하기 쉬운 것은 맑은 공기다. 뇌세포가 포도당을 대사시켜 에너지를 얻으려면 산소가 필수적이므로 다소 춥더라도 산소 확보를 위해 환기에 치중해야 한다.

시판 중인 학습도구를 과신해선 곤란하다. 서울대의대 약리학교실 서유헌교수는 "알파파 등 특정뇌파를 발생시킨다고 선전하는 학습도구가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학문적 근거가 미약하다" 고 밝혔다.

평소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실전에 약하면 무용지물. 시험을 망치는 경우 대부분 시험불안증이 원인이다.

시험지만 받아들면 눈앞이 캄캄해지고 숨이 막히며 손발에 땀이 나고 머리가 갑자기 멍해진다. 특히 암기과목보다 시간을 다투는 수리탐구 시간에 흔하다.

전문가들은 긴장완화법을 권유한다. 서울대병원 정신과 김중술교수는 "불안한 증세가 나타나면 심호흡을 하고 손발이나 이마 등 신체 특정부위를 힘껏 수축했다 서서히 풀어주는 동작을 수차례 반복해주면 긴장을 풀 수 있다" 고 설명했다.

해마다 이맘때쯤 숨이 막히거나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오는 수험생도 있다. 이유는 과도한 스트레스로 자신도 모르게 얕은 숨을 빨리 몰아쉬기 때문.

이처럼 과호흡을 할 경우 혈중 산소농도가 지나치게 올라가 중성을 유지해야 할 혈액이 일시적인 알칼리 상태에 빠진다.

이 경우 응급처치는 구멍을 낸 비닐봉투를 머리에 씌워 과호흡을 억제해주는 것. 대개 수분 이내 증상이 좋아진다.

만일 감기에 걸렸다면 꼭 의사에게 수험생임을 밝히도록 한다. 콧물이나 기침약에 처방되는 항히스타민제 중엔 졸음을 유도하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졸음이 없는 항히스타민제도 시판중이므로 의사와 상의해 복용한다. 가능하면 독감예방접종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서울대병원 내과 오명돈교수는 "의학적으로 건강한 청소년은 독감예방접종의 우선순위에서 노약자에게 뒤지지만 수험생 등 독감유행시기에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은 예외" 라고 강조했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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