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462. KT&G, 어느 나라 회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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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다음달부터 담뱃값이 또 500원 오르고, 앞으로도 계속 인상된다고 한다. 국민 건강을 증진하고, 청소년 흡연을 막기 위해서란다.

이 기회에 담배 회사인 KT&G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 KT&G는 한국담배인삼공사가 바뀐 이름이다. 국제화 시대에 회사명을 영문으로 바꾸는 것을 흠잡을 필요는 없다. 문제는 국내에서도 영어로만 쓴다는 점이다.

회사 이름은 그렇다 치자. SEASONS,CIMA, LUMEN, Cloud9, ZEST, VISION, Indigo, time, RAISON, ESSE, THIS, simple, RICH 등 담배 이름도 온통 영어로만 적혀 있다. 영어를 모르면 담배 장사도 못할 판이다.

지난해 간판과 광고물에 영어인 KB와 KT로만 각각 표기한 국민은행과 한국통신에 대해 법원은 법 위반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담배 이름은 이와 다르지만 이 역시 국민의 편의를 무시하고, 한글을 업신여기는 태도다.

아리랑, 파랑새, 나비, 사슴, 비둘기, 금잔디, 도라지, 진달래, 개나리, 은하수, 거북선처럼 아름답고도 우리 정서가 가득한 한글 이름을 붙이던 옛날 정신은 어디로 갔나.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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