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5천t 배, 뭍에서 만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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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세계 처음으로 땅에서 선박을 만들어 바다에 띄우는 데 성공했다. 7일 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부터 땅 위에서 완전히 건조한 러시아 노보십(Novoship)사의 10만5000t급 원유운반선(COT.사진)을 바다에 띄웠다. 이 회사가 국제특허 출원 중인 '육상총조립공법'으로 건조한 배가 처음 선보인 것이다. 지금까지는 땅 위에서 배의 각 부분을 블록으로 만들어 바다를 막아 만든 도크(완성된 배를 바다에 띄우도록 파놓은 거대한 웅덩이)로 옮긴 후 3개월간 조립, 건조해 왔다.

현대중공업은 육상총조립공법의 성공으로 러시아 노보십사의 선박 8척 등 모두 16척을 육상에서 건조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선박 수주 물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육상총조립공법은 땅 위에서 선박을 조립하고→특수장비(스키드)에 실어 항구(안벽)까지 옮긴 뒤 →바지선을 이용해 바다에 띄우는 방식이다. 거대한 덩치의 완성된 선박을 땅에서 바다로 운반하는 기술이 이 공법의 핵심이다. 세계 조선업계는 수만t짜리 배를 탈 없이 바다에 띄우기 어렵다는 기술적 한계 때문에 '불가능한 공법'이라고 간주해 왔다.

현대중공업 유관홍 사장은 "도크 없이 건조하는 육상총조립공법 개발로 선박 건조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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