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영국 성공회 500년만의 만남 무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런던=연합]5백여년 만에 성사될 것 같았던 가톨릭과 영국 성공회의 만남이 결국 무산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다음주 로마 교황청을 국빈 방문할 때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 합동기도를 올리자던 제안이 영국 성공회 내부 반발을 우려해 백지화됐다고 11일 보도했다.

신문은 영국측 소식통을 인용해 "당초 합동기도 제안이 영국 왕실과 교황청으로부터 지지를 받았으나 성공회 내부의 극단적인 개신교 교파와 영국내 가톨릭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일정에서 빠졌다" 고 전했다.

조지 카레이 캔터베리 대주교는 "양측 만남에 대해 자문을 요청받은 바 없다" 고 못박았으며 영국 왕실 대변인도 "교황청과 면담 내용을 협의했으나 여왕은 교회의 수장으로서가 아니라 국가원수 자격으로 교황을 만나게 된다" 고 말했다.

가디언은 1534년 영국의 헨리8세 왕이 성공회를 설립, 영국 교회를 로마 교황청으로부터 분리시킨 이후 5백여년 만에 양측 교회의 상징적인 화해는 이로써 수포로 돌아갔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