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조명록-클린턴 회담…북미 연락소 설치 접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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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김진 특파원] 북한과 미국은 10일 오전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특사 조명록(趙明祿)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면담에서 미사일.연락사무소 개설 등 국교 정상화 문제에 상당한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金위원장은 클린턴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획기적인 관계개선 의지와 구체안을 밝혔다.

웬디 셔먼 미 대북정책조정관은 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趙특사는 관계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제안을 담은 金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으며 양국은 13일 공동성명을 통해 미사일.테러지원국 해제.민간교류 등에 관해 합의된 내용들을 발표할 것" 이라고 밝혔다.

셔먼 조정관은 金위원장의 제안에 대해 11일 趙특사와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구체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셔먼 조정관은 회담에서 金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제안한 '인공위성 발사 지원시 미사일 개발 중단 용의' 문제도 논의했음을 밝혀 양국간 미사일 문제 해결에 급진전이 있음을 시사했다.

워싱턴 소식통은 "양국은 1999년 5월 페리 조정관의 방북 후 연락사무소 개설에 합의한 바 있으므로 이번 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연락사무소를 내년 상반기 중 개설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밝혔다.

셔먼 조정관은 "클린턴 대통령과 趙특사의 만남은 긍정적이고 유용했으며, 金위원장이 친서를 보낸 것은 양국관계가 한발 더 진전했음을 뜻한다" 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趙특사는 샌프란시스코를 출발, 9일 저녁(현지시간)워싱턴에 도착했다.

그는 숙소인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뿌리 깊은 오랜 불신을 제거하고 획기적으로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진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미국 지도부와 솔직한 논의를 하겠다" 고 천명했다.

趙특사는 또 "새로운 세기로 접어든 이 역사적 시점에 한반도에는 평화와 화해의 환경이 확산되고 있다" 며 "조.미(朝美) 관계를 이에 상응하는 새로운 단계로 증진시키는 것이 양국 정부 앞에 놓여 있는 중요한 과제" 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대통령 예방에 앞서 趙특사는 이날 오전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을 만났다. 저녁에는 올브라이트 장관이 주최한 공식 만찬에 참석한다.

趙특사는 11일에는 올브라이트 국무.윌리엄 코언 국방장관과 회담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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