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세희 의학전문위원에게 물어 보세요] 질 분비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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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문> 일흔이 넘은 어머니께서 밤에 성관계를 맺을 때처럼 질에서 분비물이 나와 자다가도 일어나 샤워를 한답니다.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신경질이 늘고 남의 말을 안믿으려 하세요. (충

북 영운동 딸)

<답> 폐경 후엔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줄면서 점차 질벽이 얇아져 노인성 질염이 잘 생깁니다.

이 병은 질이 가렵고 아프면서 소변을 잘 못참고 자주 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질 분비물은 통상 이전보다 줄어들지만 염증이 심할 땐 분비물이 많아지기도 합니다.

또 노인은 요실금 때문에 소변을 지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지린 소변을 질 분비물로 잘못 생각하는 분도 있지요.

따라서 어머니는 우선 산부인과 진찰과 질 분비물에 대한 검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노인성 질염은 호르몬 투여로 좋아지며 분비물의 실체가 요실금으로 인한 소변일 땐 요실금 치료를 받으면 되지요.

하지만 질염 또는 요실금이 없거나, 있더라도 아주 미미한 상태인데도 지금처럼 예민한 반응을 보이신다면 이땐 정신과 치료가 필요해요.

어머니 성격이 원래 지나치게 깔끔하고 남을 잘 못믿는 성격은 아니셨는지요.

성격은 타고나는 거지만 남과 더불어 살면서 특성이 완화돼 나타나다가 노인이 되면 뇌의 이런 억제기능이 떨어져 타고난 성격이 적나라하게 표현되기 쉽거든요.

또한 노인은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져 정신건강을 잃기 쉬운데 이때 유난히 의심이 많아지는 게 특징이지요.

이는 일종의 피해망상 때문인데 설명을 해도 설득되거나 생각을 바꾸기 어렵습니다. 불안과 초조감을 많이 느끼면서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처럼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더라도 항정신병 약물.항불안제 복용으로 증상이 곧 좋아질 수 있습니다.

◇ 문의내용은 정보과학부 팩스(02-751-5627)로 보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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