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자민련 홀로서기 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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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오는 26일 실시될 대전 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과 자민련 후보가 격돌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조병세(趙炳世.51)전 한국보훈복지공단 이사장을 공천자로 내정했다.

趙씨는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가 'DJP 공동정부' 의 초대 총리 시절 의전비서관(2급)으로 보좌했다.

자민련은 가기산(賈基山.58)대전시 정무부시장을 내세울 작정이다. 자민련은 당의 체면이 걸린 문제로 생각하고 당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사망한 서구청장은 자민련 소속이었다.

이처럼 국회법 개정안 백지화를 놓고 틀어진 민주당과 자민련간에는 계속 껄끄러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자민련에는 최근 '독자노선 강화' 주장이 높아가고 있다. 특히 대북문제에서만큼은 확실한 보수 색깔을 보여줌으로써 민주당 및 한나라당과 차별화하면서 활로를 찾자는 의견도 나온다.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이 추진하는 반(反)김정일 서명에 동참하자" 는 얘기까지 나온다. 한빛은행 특검제나 의약분업 백지화 주장도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양희(李良熙)총무는 "교섭단체를 털어버리면 오히려 몸이 자유로워지는 것 아니냐" 고 말했다.

그러나 자민련이 홀로서기를 하려면 민주당과의 공조문제를 확실히 매듭지어야 한다.

이는 JP의 몫이다. 강창희(姜昌熙)부총재가 지난 6일 의총에서 ' "이제 JP가 전면에 나서는 수밖에 없다" 며 'JP의 결심을 촉구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JP는 최근 "청와대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 며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JP는 별로 움직일 생각은 없는 것 같다.

JP의 한 측근은 "아직 향후 정국이 불투명해 나설 때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 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이상일.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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