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연정 사실상 붕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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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홍콩=진세근 특파원] 천수이볜(陳水扁)대만 총통은 4일 건강을 이유로 전날 전격 사퇴한 탕페이(唐飛.68.국민당 소속)행정원장 후임에 민진당 소속 장쥔슝(張俊雄.62)행정원 부원장을 임명했다.

이로써 지난 5월 취임한 陳총통이 보수세력과 군부의 반발을 고려해 唐을 비롯, 국민당측 인사 30% 가량을 입각시켜 구성했던 '민진.국민 연립정권' 이 출범 5개월 만에 사실상 와해됐다.

이에 따라 陳총통의 낮은 득표율(39.3%)이 말해주듯 집권 경험이 없고 인재 기반이 취약한 민진당 정권이 독자적으로 정국 안정을 이뤄낼지가 불투명해졌다.

대만 언론들은 唐의 사퇴를 몰고 온 직접적인 원인이 대만의 제4핵발전소 건설을 놓고 陳총통과 벌인 갈등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그동안 이질적인 두 세력간에 잠복해 있던 갈등 요소가 앞으로 표면화할 경우 정국이 요동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당이 입법원(의회) 다수를 점하고 있어 사사건건 딴지를 걸 경우 陳총통의 국정 수행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불안한 전망은 즉각 대만 주식시장에 반영돼 陳총통 취임 당시 8, 800선을 웃돌던 자취안(加權)지수는 전날 6, 024까지 주저앉았다가 4일에는 6, 000선마저 붕괴했다.

나아가 대륙 출신의 통일론자인 唐의 사퇴로 대만 독립(台獨)을 주장하는 민진당 주류의 입김이 거세져 가뜩이나 불편한 양안 관계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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