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로비자금 수십억 구 여권에 유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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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검 중수부(검사장 金大雄)는 3일 경부고속철 차량선정 로비의혹 사건으로 수배된 프랑스 알스톰사 로비스트 최만석(59)씨에 대한 계좌추적 과정에서 경남종금을 통해 돈세탁된 수십억원 중 상당액이 1996년 15대 총선 전후 당시 신한국당 의원 10여명에게 흘러간 혐의를 잡았다고 밝혔다.

경남종금 소유주인 김인태(金仁泰)동남그룹 회장은 97년 12월 해외도박 혐의로 수배되자 여권을 위조, 해외로 달아났다.

검찰 관계자는 "崔씨가 95년 말부터 이듬해 1월까지 경남종금을 통해 수시로 돈을 입출금한 사실을 발견, 경남종금이 발행한 1백억원대의 수표 사용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혐의가 나타났다" 고 밝혔다.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정치인 중에는 현재의 한나라당 의원들과 여당으로 옮긴 원외의 민주당 중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그러나 "당장 정치권 유입부분을 조사할 계획이 없으며 그럴 때도 아니다" 고 밝혔다.

검찰은 또 "崔씨가 경남종금을 통해 돈세탁을 한 것은 사실이나 정치권으로 건네진 자금이 崔씨 돈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면서 "경남종금측이 정치권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 말했다. 검찰은 조만간 경남종금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崔씨가 알스톰사 한국지사장 부인인 호기춘(51.구속)씨와 함께 로비자금 명목으로 알스톰사로부터 1천1백만달러를 받은 사실을 밝혀냈으나 崔씨가 해외로 도피해 계좌추적 작업만 벌여왔다.

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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